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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시티 '심장부'로…"하마스 상상 못한 곳까지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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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시가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민간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휴전은 없다”고 거듭 천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텔아비브의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텔아비브의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현지시간) 오후 TV 연설에서 “가자시티는 포위됐다”며 “이스라엘군이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일 매시간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 최대 도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직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지금 가자시티의 심장부에 있다”며 “가자시티는 역대 최대 규모의 테러 기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 병력은 북부와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며 “도보로, 또는 장갑차와 탱크 등을 타고 공병들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테러리스트와 기반시설, 지휘관, 벙커, 통신소 등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으며, 가자 주변에서 올가미를 죄고 있다”고 했다.

지금껏 이스라엘은 지상 작전을 개시한 뒤 군부대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진 않아 왔다. 이날 총리와 국방장관이 가자시티를 직접 언급하며 보병 전력의 투입 사실을 밝힌 것은 시가전 개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제껏 하마스가 보지 못한 힘으로 남부에서 전쟁이 진행되는 중”이라며 “수천명의 테러리스트가 지상과 터널에서 제거됐으며, 지상 작전을 통해 하마스 지휘부와 진지, 땅굴 등 다수를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마스가 결코 도달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을 지점까지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지상군이 공군·해군과의 완벽한 협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가자에 있는 테러 조직의 요새로 진군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추격 중인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 대해선 “그는 벙커에 숨어 있으며 동료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주문한 인도적 차원의 일시적 정전에 대해 갈란트 장관은 “나에게 있어 최우선은 짐승들에게 잡혀 있는 인질”이라며 “인질 석방 없이 인도적 정전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안전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거듭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인질의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연료 반입도 없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질 석방과 관련한 노력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텔아비브의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텔아비브의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 너머 레바논 남부에서 포격 등 도발을 지속하는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헤즈볼라가 참전한다고 결정한다면 이는 매우 큰 실책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를 향해 “그들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매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란트 장관 역시 “우리는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약 70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사살했다”고 밝다.

아울러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시설 1만400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지금까지 1만4000개가 넘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100개가 넘는 지하 터널 입구를 파괴했다”고 브리핑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 기반시설 등에 숨겨 놓은 로켓 등 약 4000점의 무기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는 정전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진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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