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남현희 피해자? 경제활동한 마흔둘 여성이 몰랐겠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와의 공범 의혹을 재차 부인하고 사기혐의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남씨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될 만한 정황이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전씨와 관련된) 모든 금전 거래가 남씨가 한 것으로 돼 있다”며 “나이가 마흔둘이나 된 여성이,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이 내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다 빌려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을 리가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명품부터 시작해서 4억 가까이 되는 차량도 사주고, 전씨가 남씨의 1억 이상 대출도 갚아준 것으로 나온다”며 “더군다나 생활비를 또 친정 식구들에게, 어머니에게 매달 보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상당한 액수가 이미 처갓집 식구들한테 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씨가 운영하던 아카데미 이외에 전씨가 좀 더 고급 아카데미, 아이비리그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훨씬 더 비싼 강사료를 내는 그런 학원을 열었다”며 “그래서 학부형들에게 그 돈을 남씨 통장으로 입금을 받은 게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남씨가 그걸 ‘몰랐다, 나는 피해자다’라고 하는데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꼭 고의가 아니어도. 나도 사기의 공범이다, 이런 인식은 없었지만 돈이 다 내 통장으로 들락날락하고 금전이 다 확인이 되잖나. 그러면 미필적 고의라는 게 지금 인정이 될 만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뉴스1

한편 남씨의 법률 대리인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전씨에게 ‘깜짝 선물’로 받은 벤틀리 차량을 3일 경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했고 경찰이 남 감독 요청을 받아들여 압수 절차가 완료됐다”며 “가방, 목걸이, 반지, 시계 등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모든 귀금속류 역시 임의제출을 통해 압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량과 귀금속류 일체에 대한 ‘소유권 포기서’도 함께 경찰에 제출했다”며 “앞으로도 사죄하는 마음으로 수사기관의 모든 요구에 따르며 절차에 적극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15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19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3일 구속됐다.

전씨는 체포 되기 전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모든 걸 말하면 남현희가 쓰레기가 된다”며 사기 범죄 책임을 남씨에게 돌리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