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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집권여당 대표가 혹세무민” 민주당 “나쁜 총선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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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을 본격화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시 서울 편입론’을 꺼내자 경기도는 “논의한 적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지사는 지난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요청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수뇌부가 지역 주민 여론에 기반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물론 구리·하남시까지 포함한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을 들고나오자 경기도의 ‘남북 분도(分道)’ 구상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생활권에 있는 인접 지자체를 편입한다고 하면 과천이나 구리·하남·의정부까지 어디는 안 들썩이겠냐”며 “단순하게 던질 의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대표로서 너무 가벼운 언사”라며 “지역을 찾아 혹세무민(惑世誣民) 발언을 일삼는 건 정치의 제 기능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경기도 정무라인의 한 인사도 “서울 덩치를 더 키우는 것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온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기현 대표의 김포시 편입 당론 추진 발표에 허를 찔린 모습이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당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뜬금없는 발표였다”며 “행정구역 개편은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짤막하게 내놨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시도 간 경계 문제는 특별법으로 정해야 하고, 경기도 의견이 중요한데 경기도지사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통화에서 “서울로 편입된다고 교통 문제가 해결되느냐”며 “나쁜 총선 전략이다. 서울로 출퇴근하기 편하게 해주는 게 우선 아니냐”고 반발했다.

문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찬성 여론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금의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는 1960년대 김포군이었다.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다시 같은 울타리로 들어가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포시 서울 편입이 성사될 경우 과거부터 서울 지역번호(02)를 썼던 광명·과천을 비롯해 고양·구리·부천·하남 등에서 서울 편입 여론이 도미노처럼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이 마냥 반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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