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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민족음악단의 「남측공연」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참 훌륭했다』『대성공이다』『모두 좋았다』등 90년 송년통일전통음악회의 남측 공연에 대한 평양민족음악단 일행의 반응은 거의 칭찬 일변도여서 솔직한 평이나 감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렵사리 남북음악인들이 「정치성」을 배제하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함께 치러낸 음악잔치인 만큼 민족화합과 동질성회복을 위한 노력이라는 의미를 최대로 살리고자 대결이나 비판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차 남북합동공연과 10일 국립극장 대극장의 제2차 합동공연에서 남측공연을 지켜본 평양민족음악단 음악인들이 보여준 반응을 정리한다.
◇성동춘(단장·작곡가)
=한마디로 대성공이다. 우리음악이 분단된 민족을 하나로 묶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또 한차례 보여줬다. 이 뜻깊은 음악회를 갈 치러내기 위해 얼마나 공들여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9일 공연에서 타악 『북의 합주』는 힘찬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매우 인상적인 끝마무리였다. 입체창 『심청가』 중 「부녀상봉대목」에서 심봉사역을 맡은 조상현씨는 극적인 효과를 매우 잘 살렸는데 목이 쉬어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오랜만에 아악 『표정만방지곡』을 들으니 우리 전통음악의 다양성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10일 공연도 매우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국악관현악단의 사물놀이 부분이 역시 최고였다.
◇김관보(공훈배우·서도소리)=다 좋지만 10일 창극 『춘향가』를 보니 정남회·권기남·조상선·임소향·조혜숙·심우선씨와 함께 거의 비슷한 민족가극공연을 하던 시절이 생각나 눈물이 나도록 가슴 뭉클했다. 그 일행 중에는 행수기생 역을 주로 맡던 나와 임소향씨만 살아남았다. 『아리랑』도 찡하고…. 역시 우리음악이니 모두가 흐뭇할 뿐이다.
◇신동일(무대 감독·피바다가극단 연출가)=민요의 창법은 서로 크게 달라 다소 귀에 설지만 역시 민족혼이 생생하게 느껴져 반가웠다. 특히 『북의 합주』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잘 추는데다 북소리도 매우 힘차서 좋았다.
◇류혁철(피바다가극단장 새납 연주자)=모처럼 아악 『표정만방지곡』 등을 돌아보니 전통악기률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오더 아름다운 소리가 나도록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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