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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위험 녹내장…술 끊으면 위험도 37% 낮출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녹내장 환자가 술을 끊으면 실명 위험을 37%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정윤 임상강사)·서울의대 윤형진 교수(김수환 연구원)·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 공동연구팀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0~2011년 녹내장을 처음 진단받은 음주자 1만3643명의 음주 습관 변화 여부에 따른 실명 위험도를 2020년까지 추적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주병. 사진 픽사베이

소주병. 사진 픽사베이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하는 퇴행성 시신경병증이다. 주요 실명 원인 중 하나다. 완치 방법은 없다. 주된 치료는 안압을 낮추기 위해 안압하강제를 점안하는 것으로, 질병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정도다.

 하지만 환자들이 생활 속에서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금주나 금연, 혹은 운동의 중단 또는 증량이 녹내장 경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된 바가 없었다.

술자리 음주. 중앙포토

술자리 음주. 중앙포토

 연구팀은 음주 습관의 변화가 녹내장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해 2010년 1월~2011년 12월 녹내장을 처음 진단받은 음주자 1만3643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 여부에 따라 지속적인 음주자 또는 금주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음주량에 따라 소량 음주자와 과량 음주자, 주당 음주 빈도에 따라 저빈도 음주자와 고빈도 음주자로 추가 분류했다. 이후 음주 습관의 변화와 녹내장 환자의 실명 위험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음주자 중 2866명은 녹내장 진단 후 술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주를 결심한 환자들은 녹내장 진단 후 음주를 지속한 환자들에 비해 실명 발생 위험도가 약 37%(조정된 위험비 0.6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 진단 후 과량의 음주뿐 아니라 소량의 음주도 실명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 진단 후 술을 끊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과량 음주자(주 105g 이상 음주, 소주 1잔 대략 10g)는 실명 위험이 약 1.78배 증가했다. 소량 음주자의 경우에도 약 1.52배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명 위험은 알코올 섭취량뿐만 아니라 섭취 빈도와도 연관이 있었다”라며 “금주자와 비교했을 때, 고빈도 음주자(주 4일 이상 음주)의 경우 실명 발생 위험이 약 2.5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영국 교수는 “녹내장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술을 줄이거나 끊도록 하는 생활 습관 개선 권고는 녹내장 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생활습관 교정이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는 “녹내장을 처음 진단받는 환자에게 음주 습관이 있는 경우 금주를 권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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