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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해저에 '미래 에너지' 대량 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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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독도 인근 해역에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가 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지하 수㎞에 고체 상태로 묻혀 있는 천연가스로 시베리아나 동해안 일대에 매장된 지하자원이다. 워낙 깊은 곳에 묻혀 있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채굴이 어렵지만 10~20년 후에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17일 한국가스공사와 지질자원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부가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동해 전 해역에 걸쳐 광역 기초탐사를 벌인 결과 동해 울릉 분지 해역 수십 곳에 액화천연가스(LNG) 환산으로 6억t가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수입량이 2000만t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기초탐사에 참가했던 전문가들은 이 중 상당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동해상 위도 37도와 경도 132도가 만나는 지점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엔 일본이 독도와 함께 일본 해역이라고 주장하는 독도 남서 해역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

탐사에 관여했던 가스공사 관계자는 "기초탐사로 정확한 매장량과 위치를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 인근 해역과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 해역이 겹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도 1984년 일본 해역 전역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량 조사를 시작해 동해 일원에서도 상당량의 매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와 시추를 서두르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07년까지 667억원을 투입해 탐사 및 시추 설비를 건설하고 지질자원연구원.석유공사.가스공사 등으로 전담사업단을 구성, 동해 일원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금부터 동해안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에 나선다면 2014년에는 시험생산 및 상업생산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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