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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농구, 일본에 완패해 결승행 좌절...북한과 동메달 결정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 완패하고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일본에 완패하고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한국 여자 농구가 일본에 패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일본과의 4강전에서 외곽 슛 난조로 고전한 끝에 58-81, 23점 차로 졌다.

한국은 경기 초반 연속 실점하며 0-7로 출발한 이후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리바운드 싸움은 대등했지만, 외곽 포가 침묵했고 상대의 강한 압박에 실책을 연발했다. 2쿼터 들어 일본의 위력적인 속공과 외곽 슛에 연속 실점하며 33-4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10점 차 이상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았다.

한국은 평균 시장이 더 작은 일본에 고전했다. 연합뉴스

한국은 평균 시장이 더 작은 일본에 고전했다. 연합뉴스

센터 박지수(KB국민은행)가 18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3점슛 횟수(한국 15회, 일본 32회)와 성공률(한국 3개 성공 20%, 일본 14개 성공 44%)에서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도쿄올림픽 은메달 주역 12명 중 7명이 합류한 일본은 빠르고 조직적이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9위(한국은 13위)이 말해주듯 내·외곽의 조화를 앞세워 짜임새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고비마다 강력한 프레싱으로 압박했고, 거친 플레이도 마다치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 한국의 상대팀은 중국에 44-100으로 완패한 북한이다. 아시안게임 무대에 여자 농구가 처음 도입된 1974년 테헤란 대회 이후 남북이 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한국과 북한은 지난 29일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만났다. 당시 18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 밑을 장악한 박지수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이 81-62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일본을 상대로 한국의 무기인 외곽슛도 터지지 않았다. 뉴스1

일본을 상대로 한국의 무기인 외곽슛도 터지지 않았다. 뉴스1

정선민 감독은 "뭘 해보지도 못하고 진 기분이라 경기에 대해 총평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체력 등 전체적으로 완패"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준비한다고 했지만, 역시 올림픽 2위 면모가 나타나는 경기였다"며 "앞으로 한국 농구가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전을 앞두고는 키 2m5㎝ 장신 센터 박진아를 언급했다. 박진아는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로 29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정 감독은 "북한은 박진아의 위력으로 농구하는 팀"이라며 "결국 그 선수를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한데 박지수 혼자에게 맡기기보다 전체적으로 도움 수비를 통해 거기에서 파생되는 가로채기 등 수비에서 공격으로 연결하는 빠른 공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 경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 수 있도록 북한과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 완패를 인정한 정선민 감독. 뉴스1

일본에 완패를 인정한 정선민 감독. 뉴스1

박지수는 "저희가 너무 많이 부족한 것 같고, 의지에서부터 졌다"며 "일본 3점이 워낙 좋다고 알고 있는데도, 못 막은 저희가 아쉽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평균 신장이 1m76㎝로 178㎝의 한국보다 작다. 박지수는 "또 일본은 키가 작은데도 국제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며 "저희도 신장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한국 농구 강점이 원래 스피드와 3점이었는데, 그게 다 장점이 아닌 것이 됐다"며 "국내에서만 하다 보니 (세계 흐름에 뒤지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북한의 박진아와 한 차례 더 대결하게 된 박지수는 "그 선수에 대해 파악이 안 됐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된 만큼 영리하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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