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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경보 내렸는데…정부에 말도 없이 러시아 간 日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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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무네오 의원일본 참의원. 교도=연합뉴스

스즈키 무네오 의원일본 참의원.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국회의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교도통신이 3일 러시아 외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일본유신회 소속 참의원(상원)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가 안드레이 루덴코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전 일본 외무성 차관인 그는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분류된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자리에서 스즈키 의원이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현재 일본 정부가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양국의 협력 관계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측이 스즈키 의원에게 “이러한 일본의 태도는 일본의 국익과 국민의 의사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 전역에는 해외여행 위험 경보가 발령돼 있고, (정부가) 어떤 목적으로든 러시아 방문을 중단해달라고 국민에게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스즈키 의원으로부터 사전, 사후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로, 일본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엄격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즈키 의원은 올해 봄에도 러시아 방문을 검토했으나, 유신회 집행부 요청을 받아들여 취소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주일 러시아 대사 강연회에서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에 해외 출장 신고 서류를 제출했으며, 5일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신회는 스즈키 의원이 당에 필요한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그가 귀국하면 조사를 거쳐 처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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