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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 부르지 마"…韓취재진에 발끈한 北관계자,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는 북한(North Korea)이 아니다. DPR(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코리아다.”

북한 관계자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남북전이 끝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라고 지칭한 취재진 질문에 발끈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 대한민국 여자 농구대표팀은 여자 농구 조별리그 C조 북한과의 경기에서 81-62로 승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정성심 북한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은 남북전을 앞두고 긴장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긴장한 것도 없고 어려운 것도 없었다. 다만 국제경기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실수가 잦았다. 그래서 약간 경기가 잘 안 됐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경기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주신 중국 측 많은 동지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오늘 경기가 잘 안 됐는데 경기라는 게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며 “우리는 신심을 잃지 않는다. 앞으로 훌륭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박진아가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20230929/ 항저우(중국)=장진영 기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박진아가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20230929/ 항저우(중국)=장진영 기자

이날 취재진은 북한 여자 농구팀에게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한 외신 기자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농구 단일팀으로 출전했다. 미래에도 기회가 있다면 그럴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북한 관계자가 끼어들어 “이건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리겠다. 이건 이번 경기와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말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한 한국 취재진은 “북한 응원단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줬는데 어떻게 느끼셨는지 소감이 궁금하다”며 “또한 국제 대회에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음식이 입에 맞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말씀해달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북한 관계자가 나서서 정성심 감독의 답변을 막았다.

관계자는 영어로 “우리는 ‘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D.P.R. 코리아’다. 당신이 우리를 ‘North Korea’라고 칭한 것은 좋지 않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나라에 정확한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내 말이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명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항의한 이 관계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넘어갔다.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한국 취재진이 ‘북한’이라고 칭할 때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정확한 표현을 해달라고 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2009년에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한국을 찾은 김정훈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이 “우리 팀의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축구팀”이라며 “정확한 표현으로 축구팀에 대한 질문을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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