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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포츠맨십" 황선우·판잔러, 한·중 우정 상징됐다…축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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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스포츠 우정의 상징으로 평가 받는 황선우(오른쪽)와 중국의 판잔러. 연합뉴스

한중 스포츠 우정의 상징으로 평가 받는 황선우(오른쪽)와 중국의 판잔러.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24세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중국과 4강행을 다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월 1일 오후 9시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을 치른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를 포함 16강전까지 치른 4경기에서 21득점 1실점을 기록하며 '무결점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중국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홈팀인 데다 플레이가 거칠기 때문이다.

무결점 경기력을 펼친 황선홍호. 연합뉴스

무결점 경기력을 펼친 황선홍호.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6월 항저우 적응을 겸해 중국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는데, 엄원상(울산)과 조영욱(김천), 고영준(포항)이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휘말려 다쳤다.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선발 출전한다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 '공한증(중국이 한국 축구에 느끼는 두려움)'은 옛말이다.

황 감독은 "많은 관중, 거친 플레이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는 없다"면서 "그 누구도 우리 앞길을 막을 수 없다. 이제 세 걸음 남았는데,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수비수 설영우는 "(동생들이 지난 6월) 중국과 평가전에서 다치는 걸 봤다"면서 "단판 승부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이겨내야 한다. 경기가 열리는 10월 1일은 중국 최대 기념일인 국경절이다. 경기장 5만석은 '자여우(加油·힘내라)'를 외치는 중국 팬으로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이강인에 대한 중국 수비의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에이스 이강인에 대한 중국 수비의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한국 팬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축구 한·중전이 단순히 4강행 티켓을 따내는 것을 넘어 양국 스포츠 우정의 상징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번 대회 수영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브로맨스'를 선보인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와 중국의 에이스 판잔러(19)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뒤 자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황선우의 손을 덥석 잡아 중국 홈 관중 앞에 들어 보여 한·중 양국 팬에게 큰 감동을 줬다.

황선우도 기자회견, 인터뷰에서 판잔러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시아의 자랑"이라며 치켜세웠다. 두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한·중 스포츠 우정의 상징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까지 한국과 중국은 많은 국제 종합대회에서 판정 시비와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자주 충돌했다. 그동안 상대를 헐뜯고 혐오스러운 댓글을 달았던 양국 스포츠 팬의 감정이 누그러졌다. 황선우는 30일 "양국 스포츠계에 선한 영향을 준 것 같아서 뿌듯하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많이 다투곤 했는데, 이번엔 양국 팬들이 서로의 경기 결과에 축하해주고 응원하더라"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하는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하는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황선우는 또 "이런 점에서 이번 대회는 매우 의미 있었던 대회"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팬들이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온라인상에서 중국 선수들을 향해 혐오성 댓글을 다는 국내 스포츠 팬에게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양국 스포츠계 분위기가 바뀌길 바란다"고 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수영 자유형 200m와 800m 계영에서 우승하는 등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황선홍호 '캡틴' 백승호(전북)는 "중국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다 준비했다. 걱정보다는 오히려 즐기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 당했던 한국의 공격수 엄원상은 "아픈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6월이 아니라 9월"이라면서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많겠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다 이겨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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