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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실업팀 4개뿐인 한국 럭비, 금 같은 은메달 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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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은메달을 수확한 한국 럭비. 연합뉴스

귀중한 은메달을 수확한 한국 럭비. 연합뉴스

한국 7인제 럭비대표팀이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명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사범대 창첸 캠퍼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홍콩에 7-14로 패했다. 홍콩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 럭비를 이끌어가는 강자다. 이번 대회에서는 라이벌 일본을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21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 한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점을 노렸지만, 노련하고 탄탄한 홍콩의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 했다.

그간 '만년 3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 하던 한국 럭비에는 우승 못지 않은 준우승이다. 은메달을 거머쥔 건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 럭비는 이후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만 땄다. 일본(3회)과 홍콩(1회)은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줄곧 우승을 나눠가졌다. 아시아 3인자라 부르지만, 사실 한국은 럭비 불모지다. 4개의 실업 팀에서 뛰는 선수는 100명 안팎이다. 대부분 별도의 직업을 갖고 일과 시간이 끝난 뒤 운동을 한다. 이웃 일본은 등록 선수만 10만 여(한국 1000여명) 명에 이른다. "아시아의 강호인 홍콩과 대등한 경기를 벌인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는 게 럭비 관계자들의 자평이다.

지난 24일 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스리랑카)팀과 조별리그 B조 2경기를 모두 이긴 한국은 지난 25일 8강 상대 말레이시아에 이어 이날 개최국 중국까지 꺾으며 4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전반 홍콩과 0-0으로 팽팽히 맞선 한국은 정규 시간 7분이 모두 흐르고 인플레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리 카토 카도에게 5점 트라이를 내줬다. 2점짜리 컨버전 킥까지 추가로 허용하며 한국은 전반을 0-7로 뒤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이 도허티 리암 마틴에게 또 한 번 트라이를 허용해 스코어가 0-14까지 벌어졌다. 우리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장용흥의 트라이와 김의태의 컨버전 킥으로 14-7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진 못했다.

럭비는 축구장 면적의 경기장에서 타원형 공을 들고 상대 골 지점까지 달리는 스포츠다. 상대 진영 끝 H자 골대 라인 넘어 공을 찍거나(트라이) 공을 차서 통과시켜(드롭골, 페널티킥) 점수를 낸다. 7인제 럭비는 전·후반 각 7분에 휴식 시간 1분이다. 활동량이 워낙 많고, 몸싸움이 거칠다 보니 경기 시간이 짧다. 득점해도 곧바로 경기가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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