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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수감생활 땐 온몸에 통증, 밤잠 제대로 못 잔 적도 많아" [박근혜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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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처음부터 형량 무덤덤…자유의 몸이 언제 될지 조급하게 생각 안 해

 박근혜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737일간의 옥중 생활을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형량에 대해서는 무덤덤했기 때문에 ‘언제 자유의 몸이 되느냐’ 하는 것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뇌물을 받거나 아는 사람의 사익을 챙겨줄 정도로 타락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실망을 드렸는데도 국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신 많은 편지가 (옥중 생활을) 버텨나가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건강이 악화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밤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온몸에 통증이 있었다”며 “칼로 베는 것 같은,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 때문에 한 시간도 제대로 못 잘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성심껏 치료해 줘서 많이 회복됐고, 사면 뒤에는 재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구치소에서 마음을 다스린 방법은 독서였다. 그는 “유영하 변호사가 다양한 책을 넣어줘서 독서를 많이 했다”며 “이병주 선생의 『지리산』, 박경리 선생의 『토지』, 박지향 교수의 『제국의 품격』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김상근)라는 책도 기억에 남는데, 미술이 사람의 고통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구치소 음식과 관련한 일화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평균적으로 간을 맞춘 구치소 음식은 심심하게 간을 맞추는 내게 짤 수밖에 없었다”며 “구치소 측에서 음식에 대한 질문지를 돌릴 때마다 ‘조금 짜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의견을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옥중생활이라는 것이 모든 구성원의 입맛을 맞출 수 없고, 너무 간을 심심하게 하면 다른 수용인이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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