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 차이나 사설

시진핑 중국 주석의 “한·중 관계 복원” 의지 환영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북한 뒷배 중국, 한반도 평화유지에 역할해주고

시 주석 방한 성사돼 한·중 관계 개선 전기 되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동안 냉랭했던 한·중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3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현지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다. 26분간 진행한 이날 면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자 파트너”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추진해 시대에 발맞추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3각 동맹을 강화하면서 그간 한·중 관계는 위태위태했다. 지난 5월엔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데) 우리 보고 어쩌란 말이냐”라며 노골적으로 중국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다음 달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의 미국 ‘베팅 발언’으로 양국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다음 달엔 중·러 정상회담, 북·러 외무장관 회담 등 북·중·러가 더 다가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에 대한 선린우호 정책을 견지하며, 한국이 중·한 협력에 헌신하려는 긍정적인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밝힌 시 주석의 한·중 관계 복원 의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자국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한 한국 총리를 향한 의례적 표현일수도 있지만 시 주석은 먼저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내일 서울에선 한·중·일 정상회의를 조율하는 3국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 나서는 중국 대표단의 태도는 시 주석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뗄 수 없는 파트너인 한국과 함께하고 싶다는 시 주석의 말이 행동, 그리고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와 별개로 2014년 7월 이후 중단된 시 주석의 방한도 성사시켜 한·중 관계를 격상시킬 전기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은행권 부실대출 증가 등 경제 분야에서 중국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 경제 회복이 더딘 이유를 중국 경제 불황에서 찾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은 세계의 제조공장이자, 공급망이다. 미국이 중국과 각을 세우면서도 국무·상무장관을 베이징으로 보내 고위급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을 대하는 유럽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손해 보지 않는 장사, 양자택일·흑백논리가 아닌 국익 최우선의 유연한 실용 외교가 정답인 시대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이 구사해야 할 외교 전략이기도 하다.

북한의 뒷배인 중국이 움직인다면 북한의 핵을 견제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마침 시 주석이 내민 손을 잘 잡아 중국과의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잘 확대해 주길 외교 당국에 요청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