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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최인정, 펜싱 女에페 금메달…송세라는 은메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이 끝난 뒤 송세라(오른쪽)를 끌어안은 최인정. 연합뉴스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이 끝난 뒤 송세라(오른쪽)를 끌어안은 최인정. 연합뉴스

'눈물의 여왕' 최인정(33·계룡시청)이 송세라(30·부산광역시청)를 누르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9위 최인정은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송세라를 9-8로 이겼다. 2014년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냈던 최인정은 마침내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출전한 송세라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 나라가 여자 에페에서 개인전 금, 은메달을 휩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김희정(금), 현희(은) 이후 21년 만이다.

최인정은 우즈베키스탄의 무르자타예바 딜나즈(랭킹 143위)를 15-12로 꺾었다. 42초 만에 먼저 득점한 최인정은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승리했다. 최인정은 경기 내내 리드를 뺏기지 않고 15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동시에 열린 준결승에서 송세라는 세계 랭킹 2위 비비안 콩(홍콩)을 15-11로 이겼다. 송세라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1세트 종료를 34초 남겨두고 득점을 올렸다. 2라운드에선 순식간에 격차를 벌려 8-4로 마쳤다. 송세라는 콩의 추격을 뿌리치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집안 싸움'으로 벌어진 결승은 치열했다. 송세라가 먼저 포인트를 따면 최인정이 반격하는 형세가 이어지면서 첫 번째 세트를 2-2로 마쳤다. 최인정은 2세트 31초 만에 공격에 성공하며 처음으로 앞섰다. 송세라가 4-3으로 역전했지만, 최인정이 다시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3세트에선 두 번의 동시 타격이 나오면서 8-8로 끝났다. 최인정은 연장전에서 공격에 성공했다. 두 선수는 서로를 끌어안고, 환하게 웃었다.

최인정은 국가대표 15년차 베테랑이다. 금산여중에 입학한 뒤 펜싱을 시작한 뒤 19살인 2010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여자 에페 사상 첫 메달(은, 단체전)을 따냈다.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송세라(오른쪽)를 상대로 공격하는 최인정. 연합뉴스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송세라(오른쪽)를 상대로 공격하는 최인정. 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큰 대회 단체전마다 눈물을 뿌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에 크게 진 뒤 서러워 울었다. 2016 리우 올림픽 단체전 8강에서 에스토니아에 1점 차로 진 뒤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 주자였던 최인정의 마음은 무거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악몽이 반복됐다. 중국과 결승에서 연장전에 득점을 올렸으나, 최인정의 무릎이 닿았다는 게 비디오 판독으로 확인됐다. 결국 마음이 흔들린 최인정은 점수를 내줬고, 한국은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1년 도쿄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다시 따냈고, 2023년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선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송세라와 최인정은 강영미(38·광주서구청), 이혜인(28·강원도청)과 함께 단체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에페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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