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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황·안·박 월드클래스 사총사, 한국 종합 3위 이끈다…조별리그 2연승 남북 축구, 27일 16강전서 맞붙을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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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호 08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오늘 개막식

5년 만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개최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대회 이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그대로 사용한다. 45개국 선수 1만2500여 명이 10월 8일까지 16일간 40개 종목(세부 61개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0개 이상을 따내 3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우상혁(27·남자 높이뛰기), 황선우(20·남자 수영), 안세영(21·여자 배드민턴), 박혜정(20·여자 역도) 등 자기 종목에서 ‘월드클래스(World Class·세계적인 선수)’로 불리는 스타들이 한국의 금빛 레이스를 이끈다.

아시아 정복 노리는 ‘스마일 점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우상혁(남자 높이뛰기). [AP]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우상혁(남자 높이뛰기). [AP]

우상혁(용인시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이어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며 단번에 월드클래스로 올라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 실내 세계선수권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초 슬럼프에 빠졌다. 발뒤꿈치 통증과 부비동염 수술 여파 때문이었다. 5월 도하, 6월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아쉽게 2위에 그치고, 한국 최초로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을 노렸던 지난 8월 세계선수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경쟁자들보다 불리한 체격(1m88㎝)과 왼발보다 작은 오른발의 짝발을 딛고도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별명인 ‘스마일 점퍼’처럼 웃으며 힘든 치료와 훈련을 이겨냈다. 그 결과 지난 17일 세계 육상 ‘왕중왕전’ 격인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섰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진출했고, 올 시즌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도 높였다. 우상혁은 “남은 목표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이었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의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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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마지막 담금질 중인 우상혁은 27일 항저우에 입성한다.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10월 4일이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을 넘어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바르심은 2010년(광저우)과 2014년(인천)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올림픽닷컴은 “바르심의 라이벌은 우상혁”이라며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은 바르심이 2m36㎝, 우상혁이 2m35㎝다. 둘은 항저우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상혁은 “바르심과 경기하면 적절한 긴장감이 생긴다. 항저우에서는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관왕 도전하는 ‘수영의 간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황선우(남자 수영).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ㄹ세영(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황선우(남자 수영).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ㄹ세영(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는 최근 3년 사이 무섭게 성장했다. 18세에 출전한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 신기록과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세웠다. 자유형 200m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2012 런던 올림픽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경영 결승까지 올라 7위를 차지했다.

롱코스(50m) 세계선수권에서도 두 차례나 입상했다. 그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위(1분44초47), 올해 세계선수권에선 3위(1분44초42)에 올랐다. 롱코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은 박태환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황선우는 항저우에선 자유형 200m·100m, 계영 800m에서 우승을 노린다. 한국 선수단의 금맥 물꼬를 트는 임무를 맡은 황선우는 24일 자유형 100m에서 3관왕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황선우의 라이벌은 중국 수영의 떠오르는 스타 판잔러(19)다.

자유형 200m에서는 올해 세계선수권 3위에 빛나는 황선우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자유형 100m에서는 황선우가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황선우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판잔러는 결승에 진출해 4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도 판잔러(47초22)가 황선우(47초56)에 앞선다.

올림픽닷컴은 “황선우는 자유형 100m, 200m에서 판잔러와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선우는 “이번이 저의 첫 아시안게임이다. 작년에 열렸다면 긴장했을 텐데, 이제는 많은 대회를 치러 경험도 많이 쌓았다. 이 경험을 살려서 이번 대회를 제 무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메달 예약한 ‘배드민턴 여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안세영(여자 배드민턴). [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안세영(여자 배드민턴). [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전기)은 지난 1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국제대회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오픈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오픈 우승과 함께 안세영은 올 시즌 9승째를 신고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한국오픈과 일본오픈, 세계선수권에 이어 국제대회 4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 1996년 방수현 이후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오르고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종목을 우승한 데 이어 이번  우승까지 차지해 사실상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적이던 중국 천위페이(25·세계 3위)나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26·세계 2위)를 상대로 최근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금메달 가능성을 높인다.

“아시안게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밝힌 안세영은 “욕심을 내면 잘 안 될 때가 많더라. 한 경기씩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올 거다.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어렵겠지만 잘 이겨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18세의 나이로 참가한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1회전(32강)에서 떨어진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40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겪은 뒤 절치부심해 이번 항저우 대회를 준비해왔다. 안세영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AFP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목할 선수 8명을 소개하며 안세영의 이름을 올렸다. AFP는 “올해 9차례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고, 세계 1위까지 오른 선수”라며 “다만 전 세계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와 중국 선수들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고 전망했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된 시간이 나에겐 더 단단해지는 기회가 돼 좋았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체력 관리를 잘하면서 공격력을 보완하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8년 만의 금맥 캘 ‘리틀 장미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박혜정(여자 역도). [뉴스1]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박혜정(여자 역도). [뉴스1]

여자 역도의 간판 박혜정(고양시청)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전한 지난 16일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3관왕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65㎏, 합계 289㎏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인상·용상·합계에 모두 메달을 준다. 세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한 건 박혜정이 최초다. 당초 3개 부문 세계 기록(인상 148㎏, 용상 187㎏, 합계 335㎏)을 보유한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원원(중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리원원은 이날 인상 1, 2차 시기에서 연달아 130㎏를 드는 데 실패했다. 이후 부상으로 기권했다.

박혜정의 세계선수권 3관왕은 여자 역도 레전드 장미란(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현역 시절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장 차관은 2005년 카타르 도하, 2006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2007년 태국 치앙마이, 2009년 한국 고양 등 총 4회나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 기간 인상에선 매번 2위에 그쳤다.

박혜정은 ‘장미란 키즈’다. 장미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 순간을 본 박혜정은 중학교 1학년 때 “역도를 하겠다”며 역도부가 있는 안산 선부중학교를 찾아왔다. 박혜정은 한국 중학생 신기록(합계 259㎏), 주니어 신기록(290㎏)을 작성하며 ‘제2의 장미란’으로 불렸다.

박혜정은 항저우에서 리원원과 다시 한번 우승을 다툰다. 한국 역도는 2014년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노골드에 그쳤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최중량급 장미란 이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혜정은 “항저우에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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