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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폭력배」 검사협박/서방·진술파등/구치소안에서 「회합」 가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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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법정서 「약점」 폭로하겠다”/「공권력과 전쟁선포」 결의/대검,회동·협박내용등 전면수사
최근 인천의 조직폭력배 전과누락사건,대전의 판·검사와 조직폭력배 술자리 합석사건 등으로 공권력이 주춤한 사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서방파 두목 김태촌(41),대전 진술파 두목 김진술(38),OB파 대부 이육래(43),OB파 행동대장 이양재(35)씨 등이 모임을 갖고 담당검사를 협박하는 등 「공권력과의 전쟁」을 결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관계기사 3면>
이에 따라 대검은 10일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조직폭력배 수사담당검사와 고위공직자의 사건관련 비리 ▲검사에 대한 공갈·협박부분 ▲구치소 내에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등 회합경위와 관련해 교도관 등 구치소내 비리를 철저히 수사토록 서울지검에 지시하고 이들을 서울·영등포·성동 등 구치소별로 분산수용토록 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직폭력배 두목급들은 범죄와의 전쟁선포 등으로 조직폭력배를 엄단해야 한다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 중형이 선고될 것이 확실해지자 지난달 20일께부터 구치소 내에서 「모임」을 갖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정 형량이 높은 범죄단체조직죄 등을 제외하고 형량이 낮은 폭력행위 등으로 죄명을 바꾸어줄 것을 검찰에 요구키로 결의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검찰이 불응할 경우 ▲가족·부하 등을 동원,서울지검 강력부검사였던 Y·C·H·N 검사들을 차례로 협박하고 ▲법정폭로·흑색선전 등으로 이들을 매장시키며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를 주장하고 ▲지역감정을 자극시킨다는 투쟁방법까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하순 법정에서 김진술씨가 판·검사 등과의 술자리 합석사건을 폭로했으며 지나달 3일에는 김태촌씨의 부인과 누나 등이 당시 서울지검에서 김씨를 구속했던 C검사를 부산지검으로 찾아가 『진도개(김진술씨의 별명)가 자꾸 짖어대니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사표를 낸 김정기 부장검사의 일을 거론한 뒤 『몸조심 하라』며 은근히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태촌씨도 4일과 6일 서울지검에서 미검거 조직원에 대한 추가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또다른 진정서를 내려고 해 내가 말렸다』며 자신도 고위인사들과의 유착관계를 폭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이 폭로하겠다고 위협하는 부분은 ▲김태촌씨 구속전 Y검사의 술자리 합석 ▲장성 출신인 모기관 간부와 김태촌씨의 유착 등 주로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금품공여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검찰은 1차 교도관들에 대한 수사결과 이들이 저녁시간에 공공연히 구치소내 한자리에서 회합을 갖고 시내 전화통화를 마음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지난달 27일 서울 이촌동 김태촌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김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증인의 입을 막도록 지시한 자필 메모지를 찾아내고 메모지의 유출경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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