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8개 자해한 수의사…이 패치 때문에 보험사기 딱걸렸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신의 발가락 8개를 고의로 훼손한 대만 수의사가 붙잡혔다.

18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북부 타이베이시 경찰 형사대는 지난 6월 오토바이 사고로 위장해 본인의 발가락 8개를 절단한 40대 수의사 양모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범행에 사용한 펜타닐 성분이 들어간 마취 패치. 사진 인터넷 캡처

양씨는 2021년 8월 16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길거리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 직후 사고장소에서 20m 떨어진 인근 창고에서 양쪽 발에 분쇄성 골절이 일어나도록 자해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펜타닐 마취진통 패치제를 사용하며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이후 47일 동안 발가락 괴사 등으로 3차례의 수술을 받아 8개의 발가락을 잃었다.

양씨의 진료를 맡은 의사는 "다른 사람과 달리 특이했던 환자였다"며 수술에도 아프다는 반응 대신 더 많이 절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고에 앞서 총 4곳에서 3723만 대만달러(약 15억4000만원) 규모의 보험을 계약했다.

양씨는 처음에는 850만 대만달러(약 3억원)의 보험금을 탔다. 그러나 추가 보험금을 타내려다 보험 사기를 의심한 다른 보험사들의 신고로 범행이 드러났다. 병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펜타닐 성분이 검출된 게 범행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경찰 수사결과 수의사인 양씨는 회사를 세웠으나 투자 실패로 인해 약 8000만 대만달러(약 33억원)의 채무 가운데 일부를 갚았으나 나머지 5000만 대만달러(약 20억원)의 빚에 시달리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