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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변수된 이재명 건강상태…"병원 실려가도 영장청구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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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소화기가 물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다.”
단식 18일 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상태에 대한 한 측근 인사의 전언이다. 이 인사는 “위험한 상태지만 병원행을 거부하는 의사가 완강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건강상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2년 여에 걸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검찰의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검찰은 일단 “이 대표의 병원행 여부는 구속영장 청구 일정과는 무관하다” 입장이다. 검찰이 잡은 영장 청구 디데이(D-Day)는 18일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지난 14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로부터 넘겨받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 관련 혐의를 한데 묶어 막바지 영장청구서를 작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이 19일 접수되고, 20일 국회 본회의 보고-21일 표결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18일과 20일 각각 예정돼 있어 일정이 다소 유동적이지만 늦어도 25일에는 표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6일차인 지난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위문객들을 만나던 모습.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6일차인 지난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위문객들을 만나던 모습. 강정현 기자

이대로라면 국회 표결 전에 이 대표의 병원행이 앞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입원하게 되도 체포동의안 보고와 표결 등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대표의 단식이 계속되면 민주당 내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지만 지금 그런 주장은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극단적 단식으로 방탄 국회 논란이 끼어들 공간이 사라진 셈”이라며 “의원들 사이의 기류가 ‘살리고 보자’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불구속 기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분간은 국회가 방향타를 쥐고 있어 검찰은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속 불발로 검찰 수사는 미완에 남을 수밖에 없게 되지만 체포동의안 부결이 검찰에게 최악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무리 혐의 입증이 잘 되어 있더라도 과반 야당의 현직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법원에게 부담이 큰 선택”이라며 “검찰에게도 정치적 이유에 따른 부결은 영장 기각보다 충격이 덜한 결과”라고 말했다. 무승부에 가까운 중간 결론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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