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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영장 기각에…野 "군검찰 '윗선' 위한 노력 눈물겹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일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 군검찰의 구인영장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스1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일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 군검찰의 구인영장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스1

항명 등 혐의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국방부 검찰단의 영장 청구와 강제구인이 얼마나 무리한 일인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현직 군인이자 해병대 장교인 박 수사단장에 대한 도주 우려 주장이야말로 군 검찰단의 억지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애초부터 정당한 수사를 한 박 전 수사단장에게 항명 혐의 따위를 뒤집어씌운 것 자체가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부당한 외압을 폭로했다고 항명과 명예훼손 혐의를 씌우는 윤석열 정부의 후안무치함에 국민의 공분이 모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가 채 상병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해병대 지휘부를 감쌀수록 우리 군의 명예는 훼손되고 정부에 대한 분노는 커질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록위마 일삼는 용산의 십상시를 찾아 처벌해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자들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박 의원은 이를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한 군 검찰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구속영장이었다”며 “언론 인터뷰했다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하는 군검사의 말이 상식적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헌법상 권리인 박 전 대령의 반론권마저 봉쇄하려고 하는 군 검찰, 그들이 왜 이랬는지는 너무나 뻔하다”며 “바이든을 날리면 이라고 듣는 사람들, 사슴을 보고도 말이라고 해야 하는 이 지록위마 정권이 ‘윗선’을 위해 하는 노력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으면서 눈물겹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해야 했던 지록위마 정권의 말로가 어땠는지 역사가 증명한다”며 “박 대령은 자신이 강제구인 당하던 그 순간에도 자신보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일이 영원히 묻힐까봐, 그 점을 더 두려워했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도 법원의 판단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기본과 원칙을 지킨 군사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단 한 사람이라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소셜미디어(SNS)에 ‘박 전 수사단장 구속영장 기각’ 관련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감사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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