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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버린 한국 사회 공론장...회복과 화해 위한 지성의 고언[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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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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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지성의 몰락
송호근 지음
나남출판사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전·현직 대통령 비난이 가득하다. 내 의견은 무조건 맞고, 상대방의 의견은 무조건 틀리다. 21세기 공론장이라 불리는 인터넷 댓글 창의 현실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 했거늘, 은밀한 알고리즘으로 뒤덮인 한국의 공론장은 매일같이 후퇴하고 있다. 그 사이 시대정신을 지키던 원로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30여년간 한국 사회의 공론장을 지켜봐 온 저자는 무너져내린 공론장의 회복을 위해선 ‘원수와 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수와 진보, 친미와 친북 등 사회 곳곳이 ‘두 개의 단층선’으로 굳어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화해와 회복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올해초 'AI시대, 한국의 디지털·반도체 산업과 대학교육'을 주제로 열린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개원기념 심포지엄에서 송호근 도헌학술원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장진영 기자

올해초 'AI시대, 한국의 디지털·반도체 산업과 대학교육'을 주제로 열린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개원기념 심포지엄에서 송호근 도헌학술원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장진영 기자

그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은 대학교수와 공공 지식인이다. 막스 베버, 쇼샤나 주보프 등을 예로 들며 저자는 지식인들이 공론장의 파수꾼 역할을 해내야만 사회가 새로 맞닥뜨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논문제조기로 전락한 대학교수들을 진정한 공론장으로 끌어내고자 하는 저자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한국의 지성으로 손꼽히는 저자 송호근 교수의 분석은 누구라도 쉽게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혼란이 가득한 21세기에 한 줄기 빛을 갈망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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