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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장관 중국 찾은 날, 하원선 “대만은 독립국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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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국 하원이 30일(현지시간)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대만을 처음으로 독립 국가로 공식 언급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의 방위기술 협력 협정에 한국과 일본을 동참시키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발간한 ‘기울어지는 시야: 통합적 검토와 인도·태평양’ 보고서에서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하는 ‘독립 국가’이다”라고 기술했다. 보고서는 “대만은 영주 인구와 확정된 영토, 정부, 다른 국가와 관계 맺을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해 국가에 대한 모든 자격을 갖추고 있다. 더 큰 국제사회의 인정이 부족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영국 정부는 대만을 지지할 만큼 대담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계 첨단 반도체 90%를 공급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행동과 경제 봉쇄를 막기 위해 영국 정부는 동맹과 함께 제재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13개국에 그친다.

앨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폴리티코에 “영국 의회 보고서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을 향해선 “대만 자결권을 지지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장관 방중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보고서는 또 “오커스가 오롯이 호주 핵 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기술 분야 협력이) 일본, 한국과 같은 파트너로 확장된다면 영국에 안보·기술적 이익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위원회는 일본의 경우 한발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오커스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둬야 하며, 일본의 가입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오커스의 역할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한국과는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1년 9월 미·영·호 3개국은 외교안보 협의체인 오커스를 결성한 뒤 2040년까지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월에는 호주의 핵 잠수함 운용 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3~5척을 판매하기로 했다. 오커스에는 해저, 양자 기술, 인공지능과 자율무기, 정보 공유 등 8개 핵심 방위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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