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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규제 피할 묘책, 중국도 패키징 기술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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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반도체 패키징이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역시 패키징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로 첨단 반도체를 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중국이 서로 다른 반도체를 엮는 패키징 기술인 ‘칩렛’을 통해 기술 제재를 우회하겠다는 묘책을 세운 것이다.

30일 전자기술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패키징 기업 JCET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7% 증가한 63억1000만 위안(약 1조144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업의 순이익은 3억9000만 위안(약 707억34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0% 증가했다.

JCET는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외주기업(OSAT) 중 대만의 ASE, 미국의 엠코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199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6년 세계 4위 업체이던 싱가포르의 스태츠칩팩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3위로 오르면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JCET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에서 후공정 분야 핵심 업체로 낙점된 후 정부 주도 펀드 자금을 지원받으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왔다. 최근 중국 내수 수요를 흡수해 급성장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도 약 14%를 점하고 있다.

JCET는 지난 25일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고성능 컴퓨팅 및 스토리지와 같은 새로운 앱(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솔루션에 중점을 두고 고급 패키징 기술과 제품 개발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정보기술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고성능 첨단 패키징 기술의 방향이 점점 명확해지는 만큼 고품질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CET는 지난해 4㎚(㎚·1㎚=10억분의 1m) 패키징 공정 양산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일수록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 양산 중인 반도체 중 가장 앞서 있는 제품과 관련한 패키징 기술까지도 확보했다는 의미다. 현재 반도체 업계 최선단은 3㎚ 공정이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NSFC)은 다음 달 1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칩렛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최대 4600만 위안(약 83억7000만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총 30여 개 프로젝트를 선발해 3~4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NSFC는 이 프로젝트의 목표에 대해 “중국의 고유한 혁신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연구팀을 개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제재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과 결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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