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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태풍·폭염'에 지갑 닫혔다…"서서히 소비 회복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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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7월 집중호우와 태풍, 폭염 등으로 인해 민간소비가 부진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28일 나왔다. 날씨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소비 회복 흐름이 재개되겠지만, 가계부채 수준 등이 높아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양재 하나로마트 농산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양재 하나로마트 농산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동력·동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7월(2분기) 국내 민간소비는 1∼3월(1분기)보다 월평균 0.5% 안팎 감소했다.

특히 대면 활동과 관련된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재화 소비와 음식·숙박, 육상 여객 등 서비스 소비가 두드러지게 줄었다. 대면 활동 소비가 부진한 것은 펜트업(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수요 둔화뿐 아니라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올해 1분기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봄 의류를 미리 구매했고, 그 결과 2분기 이후 기저효과 탓에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7월의 경우 평년 수준을 웃도는 강우로 의복,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대외활동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재화·서비스 소비가 위축됐다.

이러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면 4~7월 소비는 1분기 대비 0.2% 내외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앞으로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 민간소비의 회복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호한 고용 상황, 물가 상승세 둔화, 축적된 가계의 초과저축, 최근 소비심리와 주택경기 개선,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자영업자 소득 증가 등이 소비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달 한은 추정치에 따른 2020~2022년 가계 초과저축은 101~129조원에 달한다.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도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 증가를 통해 가계 소득 개선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높아진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과 주택 구매자금 저축 기조 등은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까지 고려한 잔액 기준 금리의 경우 아직 고점 수준이기 때문에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한은은 "향후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여건, 축적된 초과저축 등으로 소비 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커 소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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