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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감형 논란에…이균용 후보자, 직접 형량 높인 사례 소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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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인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인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의 형량을 감형해 준 판결로 비판받고 있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다른 성범죄 등에서는 형량을 높인 판결 사례도 다수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27일 낸 입장문에서 “(다른 성범죄 판결에선)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적도 있다. 균형 있게 살펴봐 달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지난 25일 성범죄자 감형 논란에 대해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형량을 정한 것”이라고 한 차례 입장을 밝혔는데도 논란이 계속되자 나왔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12살 아동을 세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던 20대 남성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일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출소한 지 8일 만에 13살 피해자를 추행하고 상해를 입힌 남성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상황에서 1심과 달라진 사정이 없는데도 성범죄자를 감형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가열됐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성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한 판단과 형을 선고한 다수의 판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감형한 일부 판결들만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사건에서 1심에서 선고한 양형을 존중했으나 신중하게 양형요소를 검토한 결과 사안에 따라서는 1심이 정한 것보다 낮은 형을 선고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부 판결만으로 마치 후보자가 성범죄에 온정적인 것처럼 보도되는 상황이라 국민들께서 균형 있게 평가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판결을 알려드린다”며 구체적인 판례를 직접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한 2020년 11월, 결별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7시간 넘게 감금하고 강간을 시도한 남성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 비슷한 시기 17살의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남성에게 1심의 징역 8개월보다 무거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판결도 소개했다.

이 남성은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1심에서는 ‘실형이 확정돼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면 3년 6개월의 추가 수형생활을 해야 하는 점’을 유리하게 참작했는데, 이 후보자의 재판부는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후보자는 “개별 사건에서 한 양형은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는 항소심 법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신중한 고민 끝에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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