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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프리고진 죽음에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놀랍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 대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보도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러시아에서 별로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용병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이날 모스크바 북쪽에서 전용기를 타고 가다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많지 않지만 나는 답을 알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리고진의 모스크바 진격 이후 그의 신변을 우려하는 발언을 수 차례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핀란드 대통령 사우리 니니스퇴와 기자회견에서 "내가 그 사람이라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다. 메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윌리엄스 번스 CIA 국장은 7월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음식 시식가를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니발니. 지난 4일 러시아 법원은 그의 조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그는 2020년 독살의 위기를 넘겼다. AP=연합뉴스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니발니. 지난 4일 러시아 법원은 그의 조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그는 2020년 독살의 위기를 넘겼다. AP=연합뉴스

러시아에서는 푸틴 정권에서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이 의문사한 사례가 적지 않다.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 받는 사건으로는 2006년 6월 발생한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사건이다.

문제의 찻잔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됐다. 생산·유통·보관이 극도로 어려운 독성 물질이 사망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당국의 연루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같은 해 10월 7일에는 야권 지도자였던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자택으로 가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일은 푸틴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했다.

2013년에 발생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사건 역시 의문 투성이다. 영국으로 망명했던 베레조프스키는 런던 부촌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자동차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해 운전사가 숨지는 등 여러 차례 암살 위기를 넘긴 적도 있다.

2015년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마가노프 회장은 작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의 정적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니발니는 지난 2020년 러시아 국내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독일로 후송돼 20일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당시 나발니는 냉전 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과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을 일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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