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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0.1%P 낮췄지만…증시·위안화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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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0.1%P 내린 21일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의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0.1%P 내린 21일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의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이 자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내렸다. 경기 침체 우려에 부동산 위기까지 번진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21일 1년 만기 LPR을 연 3.55%에서 연 3.45%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이다.  5년 만기 LPR은 연 4.2%를 유지했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의 평균치다.

이번 금리 인하는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 흐름을 끊어내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발표된 LPR이 전망치(-0.15%포인트)와 달리 소폭 인하에 그치자 시장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7.3위안 선을 넘어섰고(위안화 가치 하락), 중국 증시도 일제히 1%대 하락했다.

일본 미즈호은행의 켄 청 아시아 외환전략가는 “예상치 못한 금리 결정은 중국 성장 전망과 위안화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민은행이 LPR 인하 폭을 적게 한 것은 미·중 금리 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과감한 금리 인하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중화권 연구 책임자인 브루스 팡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금리 인하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진핑 국가주석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하다가 부작용을 일으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고 짚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지난 1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30조 위안의 자금이 은행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내수와 소비가 살아날 때까지 계속해서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인민은행의 조치에도 중국 부동산 회사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나왔다. 상관신원(上觀新聞) 등에 따르면 대형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 차이나’가 베이징 소재 ‘왕징 소호’ 건물의 부가가치세와 연체료 약 19억8600만 위안(약 3645억원)을 내지 못했다.

로이터는 “지금까지의 조치는 가장자리를 땜질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대국으로 이끈 경제적 모델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신호가 온천지에 널렸다”고 진단했다.

올 4분기 ‘플러스’(+) 전환을 노리는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우리 전체 수출액의 19.6%(1~7월 기준)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심상치 않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한국의 수출액은 27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수입액은 314억 달러로 같은 기간 27.9% 줄었다. 20일간 무역수지는 35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대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5% 감소한 58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대중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50.3%) 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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