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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불임증 부쩍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여성을 임신시키지 못하는 남성 불임증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대 의대 불임클리닉의 이상은교수(비뇨기과)팀은 최근 DNA(디옥시리보핵산)유속세포측정 법을 도입해 치료를 위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교수는 『최근 불임문제로 병원을 찾는 남성환자가 하루 5∼6명 꼴로 한달 평균 1백20명 정도나 된다』고 했다.
이교수에 따르면 과거 남성 불임증 환자가 비뇨기과의 총 남성환자 중 1.6%정도였으나 최근 4.2%로 부쩍 늘었고 병원을 처음 찾아오는 시기도 과거에는 결혼 후 평균4.5년이었으나 요즘 들어 3년 이하로 매우 빨라졌다는 것.
남성불임증은 대개 ▲무정자증 ▲감정자증 ▲약정자증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정자증은 남성의 고환 안에서 정자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로 연세대의대 비뇨기과 팀이 지난 87∼89년 남성불임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정자증군이 가장 많은 34명으로 36%를 차지했다.
한편 감정자증도 정액 ㎖당 정자의 수가 정상인보다 적은 2천만이하인 경우며 약정자증은 정자의 운동성이 60%미만인 경우로 역시 임신이 어렵다.
이교수는 『이런 불임증세는 ▲고환이전 ▲고환자체 ▲고환이후의 문제로, 발생하게 되는데 최근 지나친 정신적 스트레스가 정자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환이전의 문제는 뇌종양 등으로 뇌하수체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될 경우 상호 작용하는 고환의 호르몬분비가 균형을 잃게돼 조정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무정자증 혹은 감정자증이 생긴다.
또 고환자체문제는 선천적으로 염색체이상 등으로 고환자체가 기형이 됐거나 미성숙단계인 것이며, 고환이후의 문제는 성병이나 결핵 등 질병에 의해 정관이 파괴됐거나 막혀버림으로써 정자의 배출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다.
이교수는 『고환자체의 문제는 현대의학으로도 어쩔 수가 없으나 고환이전의 문제는 뇌종양 등을 제거하거나 호르몬요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고환이후의 문제도 미세 정관 복원수술 등으로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중증의 성병이나 부고환결핵 등으로 정관이 폐쇄된 경우 성공률은 10%밖에 안돼 이런 질병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조치가 최선이다.
이 교수는 또 『최근 어린이들 중에서 고환에 연결된 정관이 꼬이는 증세로 병원을 찾는 일이 1개월에 한 두명 꼴로 많아졌다』고 했다.
이는 선천적으로 고환·부고환이 약간 기형인 상태에서도 발생하지만 고환과 부고환의 간격이 넓을 경우 ▲심한 장난이나 운동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었을 때 ▲사고를 당했을 때 흔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고환이 붓고 극심한 통증으로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는 즉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고환기능장애를 최대로 예방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충고했다.
이교수는 최근 불임남성에 대한 정자형성능력의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DNA유속세포측정법」을 도입, 치료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이는 고환조직이 다른 조직과 달리 감수분열을 하는데 1,2차 정모세포·정조세포·정자세포·정자 등이 각각 다른 DNA함량을 갖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종래의 단순한 병리조직학적 검사보다 훨씬 정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이교수팀이 총25명의 불임남성을 대상으로 병리조직 검사법으로 실험한 결과 ▲정상 17명 ▲저정자형성3명 ▲성숙정지1명 ▲정자형성 부전 4명으로 나타났으나 DNA유속세포측정법으로 재 실험 한 결과 정상으로 나타났던 l7명중 3명과 정자형성부전으로 나타났던 4명중 1명에서 저정자 형성으로 진단돼 치료의 방향을 다시 제시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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