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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남도개공 사업에 참여" 이재명 자필 공문 확보한 檢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자필로 쓴 내부 공문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오는 17일 이 대표 소환조사에서 성남도개공이 사업에서 배제된 경위와, 공공이 가져갈 수 있었던 이익이 왜 민간업자에게 돌아갔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출석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출석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뉴스1

'성남도개공 사업 배제'…백현동 의혹 핵심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이 원래 계획을 바꿔 성남도개공을 사업에서 배제한 경위와 관련해 시기별 사실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성남도개공이 사업에서 배제된 것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성남시 내부 문건 중 이 대표가 “성남도개공을 (백현동) 사업에 참여시킬 것”이라는 자필 메모를 남긴 것에 대해 당시 성남시 공무원들로부터 구체적인 지시사항 등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당초 성남시는 2015년 3월 민간업자와 논의 과정에서 ‘성남도개공 참여’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도중에 계획이 바뀌어 민관합동 방식이 무산되고 순수 민간개발로 진행됐다. 민간사업자들은 개발이익으로 3000여억원을 챙겼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검찰은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과정에 백현동 사업 로비를 맡았던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이 대표의 첫 정치 도전인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때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2010년 이 대표가 시장에 당선된 뒤엔 사업 인허가를 따내는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김씨는 “이재명 측과 2010년에 틀어졌다”고 주장하지만,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실장은 2016년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와 특별면회를 했다. 백현동 사업이 논의된 2014~2015년에도 두 사람이 115차례 통화한 내역이 있다.

당시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는 유동규씨가 맡고 있었다. 유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5년 1~2월에 이 대표가 ‘(김)인섭 형님이 한다니까 잘 챙겨라’고 지시했다”면서 “한참 뒤에야 우리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상황을 듣고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물으니, 이 대표가 ‘모르고 있었느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로비스트 김인섭 청탁 후 용도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낮춰

성남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씨. 연합뉴스

성남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씨. 연합뉴스

검찰은 김씨가 정 전 실장에 백현동 관련 청탁을 최소 두 차례 넣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 공소장에는 “성남도개공이 사업에 참여하면 배당수익을 분배해야 하는 등 문제가 예상되자, 민간업자가 2015년 2~3월경 김씨에게 부탁했다. 김씨는 정진상 전 실장에게 ‘성남도개공이 참여하면 사업 수익성이 너무 악화된다. 도개공이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이 대표는 백현동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용도상향하는 방안에 서명했고, 2015년 9월 확정됐다. 김씨는 이듬해 1월 수감 중인 안양교도소에 특별면회를 왔던 정 전 실장에 2차 청탁을 했다. 이 무렵 이 대표는 임대아파트 비율을 100%에서 10%로 줄이는 내부 문건에 결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백현동 관련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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