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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침수 등 379건, 1만5883명 대피...72년만에 북진 태풍 '카눈' 소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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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뒤흔든 제6호 태풍 ‘카눈’이 11일 오전 6시쯤 북한 평양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뒤 소멸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국에 내려진 모든 태풍 특보는 해제됐다.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도 비상 단계를 3단계에서 1단계로 내렸다가 오후 3시21분쯤 해체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서 ‘관심’으로 하향했다. 하지만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한 태풍인 카눈은 전국 곳곳에 상처를 남겼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도로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출동한 소방 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도로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출동한 소방 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카눈을 피하기 위해 전국에서 1만5883명(1만1717가구)이 대피했다. 구체적으로 경북 9804명, 경남 2967명, 전남 977명, 강원 869명 등이다. 이 중 1만1388명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4495명은 아직 마을회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중대본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전날 대구 군위군에선 60대 남성이 하천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대구 달성군에선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던 한 남성이 소하천에서 실종돼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중대본은 이들을 안전사고로 분류했다.

지난 10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던 A씨가 실종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A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전동 휠체어가 도랑에서 발견됐다.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지난 10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던 A씨가 실종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A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전동 휠체어가 도랑에서 발견됐다.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전국 공공‧사유시설 피해 379건

카눈은 전국 곳곳에 있는 공공‧사유시설을 가리지 않고 훼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도로 등 공공시설 196건과 사유시설 183건 등 피해가 집계됐다. 부산이나 경북 지역 도로가 침수됐고, 강원‧대구에선 주택이 물에 잠겼다. 또 인천‧경기‧강원 등 전국 4만6484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현재 4만5753가구(복구율 98.4%)가 정전에서 복구됐다.

경남이나 전남 등 농작물 피해 규모는 1157.9㏊로, 여의도 면적(290㏊)의 4배 수준이다. 중대본은 소금기를 지닌 강한 해풍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카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선 벗어났지만, 침수 등 이유로 통제되는 도로가 전국에 676곳 있다. 부산(40곳)이나 경남(310곳), 경북(140곳) 등이다. 강가 605곳과 지리산‧설악산 등 20곳 국립공원도 통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기준 전국 14개 공항에서 평상 수준으로 항공기 운항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천이나 김포·김해 등 국내‧국제선 총 17편이 결항했다. 철도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곤 정상 운행되고 있다.

카눈 영향으로 폐쇄됐던 항구는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부산항은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운영을 중단했다가 10일 오후 9시를 기해 재개했다. 다만 여객선 25개 항로(29척), 도선 20개 항로(23척) 등 일부 뱃길은 막혀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풍 '카눈'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풍 '카눈'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시스템 갖춰 피해 최소화”

중대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관계기관이 위험 지역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대피시켰다”라며 “인명‧재산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우리가 모두 혼연일체가 돼 노력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홍수통제소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서 전파한 위험 상황을 각 지자체 상황실을 통해서 부단체장 등에 즉각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이런 시스템이 적절히 작동한 덕분에 인명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태풍은 지나갔지만, 피해를 본 국민께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다시 한번 힘써야 할 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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