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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전경련’ 쇄신 키 잡은 류진 회장, 4대 그룹도 복귀시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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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류진 풍산그룹 회장(오른쪽)이 1968년 이후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새 출발하는 전경련의 새 수장이 된다. 사진은 류 회장이 4대 그룹 회장들과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면담하는 모습.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마크롱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류진 회장. [사진 대한상의]

류진 풍산그룹 회장(오른쪽)이 1968년 이후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새 출발하는 전경련의 새 수장이 된다. 사진은 류 회장이 4대 그룹 회장들과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면담하는 모습.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마크롱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류진 회장. [사진 대한상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류진(65) 풍산 회장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는 안을 공식화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전경련은 이 안건을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7일 전경련은 차기 회장으로 류 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임시총회에서는 단체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는 안건도 논의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지난 5월 기관명 변경과 조직 통합 건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전경련 측은 “류진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네트워크가 탁월해 새롭게 태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글로벌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 줄 적임자”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류 회장은 전경련과 인연이 깊다. 2001년부터 20여 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한 그는 여러 차례 회장직 제안을 받았지만, 오랜 기간 고사하다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단은 지난 3일 회의에서 추대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류 회장은 2021년 2월 부회장직을 내려놨다가 지난 2월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추대 당시 신임 부회장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류 회장은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엘리트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1982년 풍산금속에 입사해 2000년 선친인 고(故) 류찬우 풍산 창업자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올랐다. 미국 정·재계 인맥이 넓어 ‘미국통’으로 꼽힌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받았다. 특히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와 인연을 이어왔다. 풍산은 순동 생산과 방위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최근에는 ‘K방산’ 수출 증대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임시총회에서 추대안이 가결되면 류 회장은 총회 당일부터 한경협 회장직을 맡는다. 임기는 2년이다. 류 회장이 선임되면 김 회장직무대행의 임기는 종료된다. 김 회장직무대행이 향후 전경련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상근고문으로 혁신안 실행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관명 변경 건이 총회에서 의결되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총회에서는 윤리경영위원회 신설에 대한 논의도 있을 예정이다. 전경련은 혁신안 발표 당시 윤리경영위를 설치해 회장과 사무국의 독단적 결정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 추대가 결정되면서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LG·LG전자)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2016~2017년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산하 기관인 한경연의 회원사 자격은 유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직 정상화, 이미지 쇄신, 4대 그룹 재가입 등 류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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