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콜라시장 쟁탈전 불꽃|코카 펩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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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의 세계적 콜라메이커인 코카와 펩시가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도는 서유럽에서는 코카가, 동유럽 및 소련에서는 펩시가 각각 선발로서의 유리한 고지를 나누어 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펩시가 서유럽 쪽에 부쩍 공을 들이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펩시는 특히 젊은 층을 겨냥,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팝가수 티나 터너와 계약, 펩시후원으로 유럽일주 공연을 하고있다.
펩시는 또 다른 록스타 로드 스튜어트와도 계약을 해 터너-스튜어트 두 사람의 독립레코드판을 크리스마스용으로 내놓기도 했다.
올해에만 이 같은 광고비용으로 펩시는 1억 달러를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펩시는 유럽시장에서 올해 15∼20%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의 매출증가율이 9%선에 머무를 전망인데 비하면 공을 들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있는 셈이다.
코카콜라라고 손을 놓고있는 것은 아니다.
선발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광고비를 덜 쓰고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최신 장비들을 동원, 유럽일대를 순회하며 나름대로 판촉에 열중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현재 유럽시장의 50%를 석권하고 있어 펩시의 추격에 느긋한 형편이긴 하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40%선인데 비해 오히려 밖에서 장사를 더 잘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펩시는 미국에서는 시장점유율이 30%를 다소 웃돌고 있는데 비해 유럽에서는 겨우 10%서에 머무르고있어 유럽시장공략에 몸이 달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 양대 메이커가 유럽 쪽에 신경을 쓰고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에서의 콜라소비가 미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개척여부에 따라 시장규모가 지금의 몇 배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의 1인당 콜라소비량은 주평균 2캔(1캔=3백55㎖), 특히 프랑스는 반캔 정도로 1940년대 미국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의 콜라소비량이 1인당 주평균 3.5캔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유럽의 콜라시장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판단들을 하고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인들이 콜라를 별로 즐기지 않는 것은 잘 알려진 대로 프랑스는 포도주, 독일은 맥주, 영국은 위스키 등 이른바 세계적인 「국적주」들을 각각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코카콜라는 지난해 영국외 지역에서 48억 달러 어치를 팔아 12억 달러의 펩시를 압도했다.
이에 펩시의 콜로웨이 회장은 향후 수년간 10억 달러를 투자, 미국 밖의 해외영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다짐하고 나섰다. 95년까지 해외영업부문을 1.5배로 키우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야심이 이뤄지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유럽지역에서 지금까지 펩시콜라 자판기를 거의 구경할 수 없었던 점이 지적되고있다.
펩시는 대유럽 소프트 드링크 확산전략의 하나로 콜라 외에 세븐업도 지난87년 국제무대에 선보여 유럽시장공략에 총력을 기물이고 있다.
펩시의 노력의 결과는 벌써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있다.
지난 3·4분기 현재 해외부문에서 34%의 매출신장과 함께 64%의 영업이익을 더 올린 것이다. <이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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