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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에 첨단 장갑차 수출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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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 400 페이즈3’ 보병 전투차량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된 한화 ‘레드백’의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 400 페이즈3’ 보병 전투차량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된 한화 ‘레드백’의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형 장갑차 ‘레드백’이 독일·미국·영국 방산 업체를 물리치고 호주군 현대화 사업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수주 규모가 129대로 금액으로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국내 방산 기업 최초로 ‘수출형 무기 체계’가 해외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교체하는 ‘랜드 400 페이즈 3(LAND 400 Phase 3)’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가 레드백과 경쟁했다. 이후 2019년 9월 레드백과 링스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군은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한다.

한화는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호주 현지 언론은 사업 규모를 24억 호주달러(약 2조8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레드백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 체계로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 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레드백은 호주 육군의 요구 성능에 맞춰 설계·개발됐다. 중량은 42t으로 시속 65㎞로 달릴 수 있다. 최대 탑승 인원은 11명이다. 방호력과 기동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에 차량 하부공간을 차지하던 봉 형태의 완충 장치를 대신해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 장치(ISU)를 적용했다. ISU는 기동성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차량 무게를 줄이고 지면 충격을 흡수해 승차감을 높여서다. 여기에 복합소재 고무 궤도를 장착하면서 주행 성능과 내구성이 크게 높이고 진동과 소음은 줄였다. 장갑차 바닥에 생긴 여유 공간에는 특수 설계한 폭발 충격 완화 장치를 추가로 장착했다.

전투기에 적용하는 최첨단 센서도 탑재했다. 차량 내부에서 특수 헬멧을 착용하면 고글 화면을 통해 전차 외부를 360도 감시할 수 있는 ‘아이언 비전’ 기능도 적용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레드백은 한화의 기동·화력 체계 개발 역량과 호주와 이스라엘, 캐나다, 미국 등의 방산 기술이 접목된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도 이번 수주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지난해 4~5월 레드백을 수출용 무기 체계 군 시범운용 목적으로 운용해 기동성과 운용 편의 등을 입증했다.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직속으로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수출을 지원했다.

이번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한화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곳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 운반차인 ‘AS10’도 생산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 기업으로서 우방국의 국가 안보 강화를 통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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