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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법관 임명장 수여...중도·보수7 진보6 사법부 지각변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권영준·서경환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두 대법관에게 차례로 임명장을 건네며 “축하드린다”고 말한 뒤 악수했다. 이어 기념촬영 후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행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도 배석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오석준 대법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2, 3번째로 임명되는 대법관이다.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고 서 대법관의 동의안은 찬성 243표·반대 15표·기권 7표로, 권 대법관의 동의안은 찬성 215표·반대 35표·기권 15표로 통과시켰다. 지난달 9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로 임명 제청한 지 40일 만이다.

권 대법관은 중도 성향 인사다. 법관 생활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대 법학대학 교수로 재직한 민법 전문가로 통한다. 서 대법관 역시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한 정통 법관 출신으로 뚜렷한 정치 성향이 없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경환(오른쪽 두번째), 권영준(오른쪽) 신임 대법관,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경환(오른쪽 두번째), 권영준(오른쪽) 신임 대법관,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실 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하는 단계에선 대통령실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임명 거부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었다. 그만큼 대통령실에서 대법관 인선과정에 신경을 쓴 것이다. 그러는 사이 판결을 두고도 마찰음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대법원이 개별 조합원에게 불법 파업의 책임을 묻는 것을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을 쏟아내자, 대통령실 내부에선 “대못 박기 판결”이란 반응이 새어 나왔다.

이번에 두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진보 과반’의 대법원 구성이 바뀌게 됐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진보 성향 대법관이 다수 임명되면서 진보 우위 구도였다. 지난 18일 조재연(중도)·박정화(진보) 대법관 퇴임 때까지 대법원 전원합의체 13명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 7명이 과반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조·박 대법관이 물러나고, 서·권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중도·보수’ 7, ‘진보’ 6으로 바뀌게 됐다. 판례 변경 등 중요한 사건을 다루는 전원합의체는 7명이 의견을 함께하면 의결에 이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명수 대법원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명수 대법원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에서 대법원의 구성 변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퇴임하는 김 대법원장을 대신할 새 대법원장을 포함해 임기 내 총 12명의 대법관을 교체하게 된다. 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바뀌는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후임으로는 김용덕 전 대법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오석준 현 대법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윤 대통령은 6년 임기를 마친 박정화·조재연 전 대법관에게 각각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전직 대법관에게 차례로 "수고 많으셨다"며 훈장 정장과 부장을 걸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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