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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4000명 필요하다" 배터리 3사가 대학·해외로 뛰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배터리 3사의 인재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덩치는 갈수록 커지는데 핵심 인재 구인난은 점점 심화하고 있어서다.

17일 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제 1회 산학협력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17일 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제 1회 산학협력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제1회 LG에너지솔루션 산학협력 컨퍼런스’를 열었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기술과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 17개 대학의 교수진과 석·박사, 학부생 22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이 같은 대규모 산학협력 행사가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각 대학 연구진의 차세대 배터리 관련 연구 성과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끈 것은 ‘채용 설명회’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가능성과 조직 문화 등을 소개할 때 특히 호응이 좋았다”며 “다양한 직군의 임직원들이 직접 상담을 진행한 부스에도 많은 참가자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앞으로도 학계와 상호 협력을 통해 배터리 관련 원천 기술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우수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17일 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제 1회 산학협력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17일 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제 1회 산학협력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인재 확보에 팔을 걷어붙인 건 이 회사뿐 아니다. SK온은 KAIST·울산과학기술원·한양대·성균관대 등 4개 대학과 협력해 배터리 계약학과를 신설해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엔 오는 9월 졸업 예정인 일부 성균관대 계약학과 석사 과정 학생에 대한 채용을 확정했다. 직접 장학금을 주고 키운 ‘배터리 인재’의 첫 채용이다.

SK온 관계자는 “2021년 말 1500명 수준이었던 직원 수가 지난해 말 2배로 늘었다”며 “산학협력센터 등을 통해 인재를 확보해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재 확보전은 해외에서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4월과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글로벌 석·박사 인재 채용 행사를 연 데 이어, SK온 역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현지 면접을 진행했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와 버클리대를 직접 방문해 기업 설명회를 열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도 지난해 미국 뉴욕 등을 임원들이 직접 찾아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포럼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 회사 역시 KAIST·성균관대 등과 ‘배터리 인재양성 협약’을 맺고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배터리 3사가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건, 배터리 업계의 성장성은 큰데도 관련 핵심 인력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배터리 산업의 인력 부족률은 14%(2021년 말 기준 약 4000명)에 달한다. 배터리산업협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지원을 받은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해 인력 양상을 한단 계획이지만, 당분간 구인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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