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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넘게 지나도 볼거리 많은 앨리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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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호 22면

Alice in Wonderland

Alice in Wonderland

Alice in Wonderland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외 그림
마틴 가드너 주석
승영조 옮김
꽃피는책

앨리스: 우리는 한때 이상한 나라에 있었다
이강훈 외 5인 지음
소전서가

커다란 비싼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욕망은 뭘까. 이렇게 내도 팔린다? 팔기보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앨리스: 우리는 한때 이상한 나라에 있었다

앨리스: 우리는 한때 이상한 나라에 있었다

연달아 출간된 ‘벽돌책’ 두께의 두 책은 출판 욕망보다는 여전히 강렬한 원전의 매혹에서 비롯됐다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나온 지 150년이 넘었지만 삽화를 달리하며 숱하게 책으로, 그에 못지않은 수많은 영상물로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이다.

이런 생명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두 책의 접근법은 사뭇 다르다.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이라는 부제를 붙인 『Alice in Wonderland』는 이를테면 정공법이다. 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에는 본문, 오른쪽에는 주석(註釋)이 배치돼 있다. 1960년 『주석 달린 앨리스』를 펴낸 이래 평생 주석 업데이트에 매달린 미국 작가 마틴 가드너(1914~2010) 사후, 2015년에 출간된 150주년 기념판을 번역한 것이다.

가드너는 “어떤 농담이라도 그 의미를 모르면 재밌지가 않다”고 봤다. 주석이 방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괴짜 수학자인 데다 이쁘장한 소녀에 끌렸던 찰스 도지슨(『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자 루이스 캐럴의 본명)의 됨됨이, 스무 살 어린 소녀 앨리스 리들과의 세간의 의심을 샀던 애정 관계 등에 대해서도 ‘서문’에 상세히 밝혀 놓았다.

가드너는 불가해한 사망 선고를 받아 들고서,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지 보이지 않는 손가락에 떠밀려 사는지 알지 못할 인생에서, “믿음과 절망 사이에 자리한 일종의 무인지경”으로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농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앨리스: 우리는 한때 이상한 나라에 있었다』는 ‘북아트’를 추구했다.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는 책이 지향점이다. 서울 청담동의 ‘럭셔리 문학 도서관’ 소전서림에서 이달 말까지 열리는 ‘앨리스 북아트전’에 선보이고 있는 이 도서관 소장 북아트 책 32종을 소개했다.

그중에는 1865년 원본 삽화가 존 테니얼의 일러스트를 실은 1932년 한정판(전체 548권), 영미 문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는 일러스트레이터 베리 모저의 삽화가 실린 1983년 판이 포함돼 있다. 판본마다 다른 삽화와 책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책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뿐 아니라 『거울 나라의 앨리스』까지 전체 24개 챕터를 최소한으로 요약해 싣고, 원작에 대한 이해를 돕는 6개 강연 내용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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