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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프리고진 살해 계획"…벨라루스 대통령이 밝힌 반란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킨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Wagner)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제거하려 했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장군 견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장군 견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국 국영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24일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 당시 본인이 중재에 나섰던 상황을 자세히 공개했다.

그는 "당시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던 프리고진을 살해하려 했다"면서 "푸틴은 내게 '(프리고진이) 전화도 받지 않고 누구와도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런 푸틴을 진정시키는 한편, 프리고진과의 일대일 대화에 나섰다고 했다.

루카셴코는 "푸틴에게 '나쁜 평화가 어떤 전쟁보다 낫다'며 성급한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설득했다"며 "이어 프리고진에게 전화를 걸어 진격을 멈출 것을 촉구하며 '푸틴이 벌레처럼 짓밟으려 한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그는 프리고진과 약 30분간 전화 통화를 나눴는데, 프리고진이 욕설을 쏟아내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 "당신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우리는 (진격을) 멈추겠다. 하지만 그들(러시아 정부)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했다.

이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내가 보장한다고 말하며 안심시켰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9일 러시아 소치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9일 러시아 소치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별개로,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에 지난 1년간 지급한 2조 5000억 원 규모의 지원금 용처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그룹은 24일 러시아 국방부가 용병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으나, 하루 만에 극적으로 타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편입 혹은 제대,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로의 망명 등 3가지 선택지를 바그너그룹에 제안했다. 프리고진은 벨라루스행을 택했고,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했다.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를 새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나토 7개국 정상들과 실무 만찬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특히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국가를 포함한 모든 나토 회원국에 영토 방어 대비 태세가 항상 갖춰져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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