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잊혀진 전쟁 아니다, 기억되는 승리”…美워싱턴서 기념식

조현동(앞줄 왼쪽) 주미 한국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ㆍ25전쟁 7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참전비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조 대사 오른쪽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회장인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사진 워싱턴 DC 공동취재단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닙니다. 기억되는 승리입니다.”

주한미군사령관 출신 존 틸럴리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국전참전기념공원과 미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열린 6ㆍ25전쟁 73주년 기념행사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모두 피와 땀과 희생의 대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이 개최한 이날 기념행사는 참전비 헌화 및 오찬으로 진행됐으며 6ㆍ25 참전용사들과 유가족, 한ㆍ미 참전단체, UN 참전국 대표, 미 정부 주요 인사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조현동 주미 대사는 이날 기념공원에서 헌화를 하고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한국전쟁 당시 실종ㆍ전사한 미 제5공군 소속 존 레이먼드 러벌 공군 대령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육군 예비역 대령이 함께했다. 딘 전 대통령은 현재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벌 대령은 1950년 12월 4일 압록강 정찰 작전 도중 러시아 MIG-15기에 의해 격추된 뒤 중국군에 붙잡혔다. 이후 구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로 신병이 인도된 다음 심문을 받다 사망했다고 한다. 조 대사는 추모의 벽 100번째 패널에 자리잡은 러벌 대령의 이름 위에 꽃을 올리고 딘 전 대령에게는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증정했다.

딘 전 대령은 “나는 외조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가장 어린 딸이었던 내 어머니는 언제나 외조부를 생각하며 그 유해를 찾기를 바라 왔다”며 “아직 휴전 상태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70년 전만 해도 국민총생산(GNP)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였던 한국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한국 문화가 정말 자랑스럽고 한국 국민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오찬 행사에서 “정전 후 70년, 그리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야심은 계속해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평화는 굴종과 항복으로 달성하는 게 아니라 힘을 통해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철통 같은 한ㆍ미 동맹은 참전용사와 그 유가족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