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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근무' 삼성 퇴직후 경쟁사 간 직원…法 "2년 이직 금지 정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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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를 담당한 핵심 직원이 외국 경쟁사로 이직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가 제기한 전직금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24일 삼성전자가 경쟁업체 미국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전 연구원 A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뉴스1

재판부는 “ A씨는 2024년 4월 30일까지, 마이크론과 그 각 영업소, 지점, 연구소, 사업장 또는 그 계열사에 고용 또는 파견되어 근무하거나, 자문계약이나 고문계약, 용역계약 체결 등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이 회사가 수행하는 DRAM의 연구 내지 개발 업무에 종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결정했다.

또 A씨가 이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삼성전자에 위반행위 1일당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명했다. 재판부는 그 대신삼성전자에게는 5000만원의 공탁 또는 이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의 제출을 명했다.

A씨는 199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을 거쳐 2018년 6월부터는 핵심 기술 정보에 접근 권한을 부여받았다. 약 24년간 삼성전자 DRAM 설계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지난해 4월 30일 퇴사해 3개월 후 마이크론의 일본 지사에 입사했다. 올해 4월 30일부터는 미국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삼성은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전직금지약정위반을 이유로 A씨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반면 A 씨는 자신이 전직금지 약정에 따른 대가를 받지 못했고, 약정 자체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무효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퇴직 후 2년 간의) 전직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간이라라고 볼 수 없고, 채권자의 기술 및 경영 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라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A씨는 D램 설계뿐 아니라 장기 개발계획 수립에도 관여했다”면서 “D램 기술은 국가 핵심기술이기에 직업선택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퇴직을 희망한 A씨에게 1억원의 특별인센티브를 제안했다. 또 해외근무기회 제공, 사내 대학원(AD) 부교수직 보임, 1~2년분 연봉에 해당하는 전직금지 약정금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A씨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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