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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23만원 팔아요"…이 불경기에, 매출 3조 백화점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세계 강남점 전경. 지난해 매출 2조839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매출 3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전경. 지난해 매출 2조839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매출 3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경기 침체에도 국내 첫 ‘연 매출 3조원 백화점 점포’ 탄생이 임박해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년에 3조 매출은 월 2500억원, 하루 83억원, 1초에 23만원어치를 팔아야 가능하다(백화점 일일 영업시간 10시간 기준).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2조839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매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기조라면 2019년 ‘국내 첫 2조 점포’ 타이틀을 획득한 이래 4년 만이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는 글로벌 유명 백화점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실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의 지난해 매출은 일본 이세탄 신주쿠(3조853억원)를 바짝 추격하고 영국 해롯 런던(2조5548억원), 일본 한큐 우메다(2조4581억원),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1조4162억원 이상)보다 많았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단일 점포로는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의 호실적은 부동산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가구·침구 등 생활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달까지 신세계 강남점 생활 분야는 전년 대비 20% 신장했다. 다른 점포는 물론 백화점 업계 전체가 역신장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다. 신세계 강남점 관계자는 “1억700만원짜리 해스텐스 침대, 3500만원짜리 덕시아나 침대도 인기”라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연간 1억 이상 구매하는 VIP 2000여 명

성장 비결로는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VIP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강남점 전체 매출 중 VIP 고객 매출 비중은 49.6%로,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 36.3% 대비 13%포인트 이상 높다. 특히 지난해 연간 1억원 이상 구매 고객은 2000명 이상이었다.

신세계강남점 10층 퍼스트(다이아몬드) 라운지.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강남점 10층 퍼스트(다이아몬드) 라운지. 사진 신세계백화점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동시에 비수도권 지방 고객 매출 비중이 25.1%로 다른 수도권 점포 평균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호남선·경부선·영동선을 운행하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 지하철 3·7·9호선 환승이 가능한 지하철역이 이어진 곳에 있는 덕으로 분석된다. 이 일대의 주말 하루 유동 인구는 100만 명을 웃돈다.

그에 더해 VIP 등급 수(6개)보다 많은 8개의 세분화한 라운지를 보유했다는 점, 단일 점포로는 최대 규모의 명품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사실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패션·잡화·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디올·구찌가 이 점포에서만 각각 3~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1층과 2층 사이 만든 ‘중층’, 3층 패션 매장에 꾸린 미술 작품 상설 판매·전시 공간 등도 고객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신세계 강남점 중층 전경. 1층과 2층 사이 만들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중층 전경. 1층과 2층 사이 만들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3층은 미술품 전시와 구매가 가능한 해외패션 매장이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3층은 미술품 전시와 구매가 가능한 해외패션 매장이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김현서 디자이너

김현서 디자이너

롯데 잠실점 바짝 추격…영업 면적 2배 육박

한편 신세계 강남점의 경쟁자는 지난해 매출액 2조5981억원을 기록한 롯데 잠실점이다. 지난해 롯데월드몰의 사업권이 롯데자산개발에서 롯데쇼핑으로 넘어가며 통합 영업 면적이 약 5만 평이 됐다. 신세계 강남점(약 2만6200평)의 두 배에 육박한다. 큰 규모를 활용한 체험형 점포가 장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주변을 에워싼 데다 접근성이 좋고 유동 인구도 많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마련된 테니스 체험형 팝업스토어 '더 코트'를 찾은 시민들이 테니스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넓은 면적을 활용해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의 테니스 코트처럼 연출했다. 뉴스1

지난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마련된 테니스 체험형 팝업스토어 '더 코트'를 찾은 시민들이 테니스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넓은 면적을 활용해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의 테니스 코트처럼 연출했다. 뉴스1

다만 소비 심리가 변수다. 올해 매출 3조원을 달성하려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5∼6%, 롯데 잠실점은 20%가량 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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