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는 스웨덴에서 지난달 또 물가가 큰 폭으로 뛴 까닭 중에는 세계적인 스타 비욘세(42)의 콘서트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덴마크 은행 단스케방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비욘세 공연을 보기 위해 스톡홀름을 찾은 관광객들 때문에 호텔·식당의 가격이 전월 대비 약 3.3% 올랐다"며 "이번 콘서트가 물가상승률에 약 0.2%p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스웨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9.7%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10.5%)보단 낮지만, 시장 예상치(9.2%)보단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 호텔·식당 부문과 레저·문화·여가 부문에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 단스케방크의 경제학자 마이클 그랜은 "단기 이벤트가 물가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 사례는 거의 없다"며 "비욘세 효과는 매우 놀라운 정도"라고 말했다.
'크레이지 인 러브', '싱글 레이디스' 등 히트곡을 보유한 비욘세는 7년 만에 단독 공연을 열었다. 지난달 10~11일 스웨덴에서 시작해 오는 9월까지 프랑스·네덜란드·독일·스페인·미국 등을 순회한다.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많게는 수십만명의 팬들이 몰리면서, 각국의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엔 팬 6만여 명이 몰려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호텔에서 숙박 지원을 받고 있던 노숙인들이 퇴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BBC는 이른바 '비욘세 콘서트 효과'의 총 규모가 약 20억 파운드(약 3조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콘서트에는 패션·명품 업계도 발 빠르게 참여했다. 펜디·로에베·알렉산더맥퀸·티파니앤코 등 브랜드가 비욘세에게 의상과 액세서리를 협찬했다.
가수 등 엔터테이너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비욘세 외에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1세기 대표 팝 가수로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33)가 지난 3월부터 연 콘서트 '디 에라스(The Eras)'는 미국 경제에 50억 달러(약 6조 37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게 했다. 1960년대엔 비틀즈가 콘서트 티켓, 출연료, 저작권료 등으로 영국에 달러·마르크·엔화 등을 조달했다. 가디언은 "1944년 달러를 중심으로 환율을 고정하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도입된 뒤 영국의 무역수지 문제가 심각했지만, 비틀즈가 번 외화로 완화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비틀즈 팬덤은 리버풀에서 약 8200만 파운드(약 1336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선 방탄소년단(BTS)의 위상이 단연 1위다. BTS는 지난 2018~2019년 14개월에 걸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를 진행했다. 서울 잠실 주경기장과 영국 웸블리 등 23개 도시의 경기장에서 총 62회 공연을 했고, 참석 관람자 수는 총 206만명으로 추산됐다.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BTS가 창출한 부가가치는 290억 달러(약 37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중견기업 상위 26곳이 기여한 규모와 비슷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코로나19가 끝나고 BTS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적으로 열 경우, 공연 1회당 최대 1조 2207억원 상당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