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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도 '타다'를 구하지 못했다…결국 구조조정, 결정타 둘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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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사진 뉴스1

타다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사진 뉴스1

한때 출시 9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타다’ 운영사 VCNC(이하 타다)가 경영난 끝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15일 타다 관계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영 안정을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타다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자를 모집 중이다. 타다 경영진은 전체 직원 9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감축할 예정이다. 희망 퇴직자는 이달 30일자로 퇴사 처리되며, 2개월치 월급이 지급된다.

왜 이렇게 됐나

① 법으로 막은 타다: 지난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타다는 주력 사업이었던 ‘타다 베이직’(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을 접어야 했다. 출시 9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모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국회가 법을 바꿔 타다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한 것. 이후 타다는 바뀐 법에 따라 택시 면허를 확보한 후, 택시 앱 호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렸다. 타다가 멈춘 사이, 카카오택시의 독점은 공고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중개 시장 점유율 94%,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74%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타다 금지법 이후로 모빌리티 업계가 급속히 얼어 붙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독점은 더 강화됐다. 사진 뉴스1

타다 금지법 이후로 모빌리티 업계가 급속히 얼어 붙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독점은 더 강화됐다. 사진 뉴스1

②토스도 안 되네: 타다 모회사였던 쏘카는 2021년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타다 지분 60%를 넘겼다. 타다의 경영권을 가져온 토스는 요금 결제 수단으로 토스페이를 연동하면 환급을 해주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모빌리티·핀테크 영역의 상승효과를 꾀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차량용 반도체·부품 공급난이 타다의 발목을 잡았다. 타다가 주력으로 밀던 ‘타다 넥스트’(대형택시)의 계약대수가 분기 목표를 초과했는데도, 차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제때 사업규모를 늘리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같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지난해 타다는 2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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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어디로

타다 모회사인 토스는 이번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타다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이엠(IM)택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가 합병을 검토했지만 타다 몸값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됐다. 현대차 계열사인 자율주행사 포티투닷도 타다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포티투닷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현재 공유킥보드·자전거 운영사인 더스윙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타다는 100만명을 모았던 ‘플랫폼’ 이력 자체로 가치가 있고 독주 체제인 카카오택시에도 대적할 만한 카드이기 때문에 아직도 타다에 눈독 들이는 기업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타다 관계자는 “합병 관련은 조만간 확정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 알아야 할 건

이달 1일 대법원은 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전(前) 쏘카 대표, 박재욱 전 타다 대표에게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경영진들과 같이 기소된 쏘카·타다 법인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로써 타다는 검찰이 2019년 기소한 지 4년여 만에 ‘불법 콜택시’ 딱지를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