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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타다’ 부활?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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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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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심야 택시대란 완화 대책’을 발표한 뒤 “연말이나 2월까지 성과를 파악해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요금만 올리고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하면 타다, 우버 등 ‘타입 1’을 대폭 풀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타입 1’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플랫폼운송사업으로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이다. 타다 금지 이후 법에 신설된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의 세 가지 종류 중 하나로 렌터카 활용도 가능하다.

얼핏 보면 금지되기 이전의 타다(타다 베이직)와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예전 타다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옛 타다의 컴백은 여러모로 쉽지 않다. 국토부와 관련 업계에 확인한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옛 타다가 사실상 ‘타입 1’의 대표적 모델 아닌가.
“현행법상 타입 1은 국토부의 허가 대상으로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사업계획이 새로운 운송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택시 등 기존 여객운송사업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예전 타다는 사실상 택시 영업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만약 ‘타입 1’로 허가를 받게 된다면.
“타입 1이 되더라도 운영상 제약이 적지 않다. 과거 타다는 운행 대수를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타입 1 사업자는 운행 대수를 늘리려면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타입 1은 얼마나 허가돼 있나.
“파파모빌리티, 레인포컴퍼니 등 3개사에 420대만 허가돼 있다. 이들은 교통약자, 언어장애인 대상 특화 서비스나 월 구독형 요금제를 기반으로 법인 업무용 차량의 기사를 대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택시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형태다.”
국토부가 타입 1의 운행 대수를 대폭 풀면 안 되나.
“현재 국토부 산하의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에서 타입 1의 사업 허가와 운행 대수 등을 결정한다. 이때 수요·공급 상황 등을 우선 고려한다. 국내 택시는 25만대가량으로 약 5만대가 공급과잉 상태다. 다만 최근 법인택시 기사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운행률이 크게 떨어져 택시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사가 아닌 사실상의 신규택시 자체를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다.”
아이엠택시나 카카오벤티 같은 형태로 하면 되지 않나.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운영하는 대형택시인 카카오벤티는 플랫폼가맹사업인 ‘타입 2’로 분류된다. 반반택시, 타다라이트, 마카롱 택시 등도 마찬가지다. 예전 타다도 자체 보유 렌터카에다 지역별로 일부 렌터카 업체들이 참여한 형태였기 때문에 타입 2로 운영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타입 2는 렌터카를 사용할 수 없다. 차량을 직접 확보해야 해 초기 진입과 확장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럼 예전 방식의 타다 부활은 어렵다는 건가.
“장관이 타다와 우버를 타입 1로 부른 것 자체가 현행법을 따져보면 적절치 않다. 법에 규정된 허가 조건에 타다나 우버는 맞지 않는다. 설령 타입 1로 인가받아도 증편 때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타입 2나 3으로 할 경우엔 렌터카 사용이 어렵다. 렌터카를 기반으로 하는 데다, 운행 대수 허가 등의 법적 제한을 받지 않고 요금도 비쌌던 옛 형태의 타다는 부활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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