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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계선수권 앞둔 백인철 "드레슬 수영모, 받을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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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철(23·부산광역시중구청)은 한국 남자 접영의 간판이다. 최근 7개월 사이 두 번이나 접영 50m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전국체육대회에서 23초67에 터치패드를 찍어 처음으로 한국 기록 보유자로 등극했다.

남자 접영 국가대표로 2023 세계수영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백인철. 광주=배영은 기자

남자 접영 국가대표로 2023 세계수영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백인철. 광주=배영은 기자

4개월 뒤인 지난 3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23초50으로 우승해 그 기록을 0.17초 더 단축했다. 동시에 국제수영연맹 A기록(23초53)을 통과해 꿈에 그리던 세계수영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올해는 그가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7월)과 아시안게임(9월) 무대에 나서는 기념비적인 시즌이다.

지난 14일 전국수영선수권이 열린 광주에서 만난 백인철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에 갈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대된다"며 기뻐했다.

14일 광주에서 열린 전국수영선수권 접영 50m에서 역영하는 백인철. 연합뉴스

14일 광주에서 열린 전국수영선수권 접영 50m에서 역영하는 백인철. 연합뉴스

백인철은 남자 접영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케일럽 드레슬(미국)을 우상으로 삼고 있다. 드레슬은 도쿄올림픽 수영 5관왕이자 세계선수권 금메달만 15개를 보유한 '수영 영웅'이다. 다음달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다. 백인철은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에 (드레슬이) 왔을 때 경기를 보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대회에서 레이스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백인철이 예선을 통과해 준결승에 오른다면, 드레슬과 같은 조에 편성되는 행운을 잡게 될 수도 있다. 그는 "드레슬과 한 조로 레이스를 하면 내 경기 영상에 함께 기록으로 남지 않나. 드레슬의 경기와 비교하면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반겼다.

이뿐만 아니다. 수영 선수들 사이엔 국제대회 경기가 끝난 뒤 수영모를 교환하면서 우정을 나누는 문화가 있다. 자유형의 황선우와 판잔러(중국)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수영모를 맞바꾸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백인철은 "드레슬의 수영모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겠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접영 50m에서 우승한 백인철의 우상 케일럽 드레슬. AFP=연합뉴스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접영 50m에서 우승한 백인철의 우상 케일럽 드레슬. AFP=연합뉴스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면, 일단 준결승에 올라야 한다. 백인철은 한국 남자 접영 단거리의 일인자지만, 아직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그가 보유한 한국 기록은 올해 남자 접영 50m 세계 1위 기록(22.62)과 0.88초 차가 난다. 현실적으로는 '예선 통과'가 최우선 목표다.

백인철은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 예선이 오전(10시 30분)에 열린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경기를 준비하면서 오전 시간에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게 몸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선수권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메달권 진입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같은 종목 아시아 선수들 가운데 나보다 좋은 기록을 낸 선수가 4~5명 정도 된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격차를 줄여가면 순위권도 노릴 수 있다"며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레이스를 펼친다면 그 자신감이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질 것 같다. 선수촌에서 마지막 보완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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