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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역은 골때녀 풋살, 신당역 '스우파'… 지하철역에 무슨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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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문정역에서 풋살이나 클라이밍(암벽 등반)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긴다. 여의나루역에선 달리기하고 난 뒤 역 기록판에 이름을 올린다. 신당역에선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관심을 끌고 있는 브레이킹 무대가 펼쳐진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가 끝나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하철역 여유 공간에서 시민이 스포츠나 문화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꾸민다. 시는 지난 1월 여의나루‧신당‧시청역 3곳을 대상으로 정한 데 이어 최근 송파구 문정역까지 포함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풋살‧클라이밍‧빠델 등 스포츠 공간

시는 문정역을 스포츠 관련 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송파구에 1인 가구가 많고 젊은 세대 직장인 왕래가 잦은 지역이란 점이 고려됐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송파구에는 2021년 기준 7만9000여 1인 가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문정역의 ‘썬큰(Sunken·지하공간)’광장 등 약 4200㎡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로 인기가 많은 풋살이나 20~30대에 유행하는 클라이밍 등 종목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빠델(Padel)’과 같은 이색 스포츠 체험 공간도 검토 대상이다. 1960년대 멕시코에서 탄생한 빠델은 테니스와 스쿼시를 혼합한 듯한 운동 경기다.

서울 시청역 지하 2층에 있는 유휴공간의 모습. 서울시는 이 공간의 활용 방안을 두고 시민 탐사대를 운영해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 시청역 지하 2층에 있는 유휴공간의 모습. 서울시는 이 공간의 활용 방안을 두고 시민 탐사대를 운영해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했다. [사진 서울시]

러닝 뛰고 지하철역에 기록 남기기

여의나루‧신당‧시청역 프로젝트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의나루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한강공원이 가까운 점을 고려해 ‘러너(Runner) 스테이션’을 기본 콘셉트로 했다. 러닝 기록을 등록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지하철역 내 벽면에 설치하는 안이 거론된다. 여의나루역에서 샛강역, 국회의사당역 인근을 빙 도는 일명 ‘고구마’ 코스(8.4㎞)를 뛰고, 그 기록을 남기는 식이다.

신당역은 MZ 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힙당동’으로 떠오르는 점을 고려해 거리 문화에 초점을 둔다. 힙당동은 힙(Hip)과 신당동을 합친 말이다. ‘비보잉’이나 ‘브레이크 댄스’로 알려진 브레이킹이나 스케이트보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시는 민간기업과 협업한 시범 행사 등을 열어 단계적으로 공간 상설화·활용성 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지하에 ‘제2 서울광장’ 조성을 계획했던 시청역은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꾸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시민으로 구성한 ‘지하공간 탐사대’도 운영하기로 했다. 탐사대는 시청역 지하 2층의 공개되지 않은 약 3180㎡ 공간을 둘러보고, 공간 활용 아이디어를 내는 활동을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 2023년도 신년 직원정례조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 2023년도 신년 직원정례조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안에 지하철역 혁신 편성

서울시는 지난달 발표한 3조원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해당 프로젝트 예산도 편성했다.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 조성엔 디자인 개발과 구현, 자문단 운영 등 내용으로 약 31억원을 편성했다. 신당역은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용역에 5500만원, 시청역 탐사대 운영엔 9300만원을 각각 편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안팎 의견을 모아 계획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진척도에 따라 대상 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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