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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마침내 트레블...만수르 15년 소원 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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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맨체스터시티 구단주 만수르(오른쪽 둘째)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지켜봤다. 로이터=연합뉴스

맨체스터시티 구단주 만수르(오른쪽 둘째)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지켜봤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가 역사적인 ‘트레블(treble)’을 달성했다.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을 1-0으로 꺾었다. 맨시티는 창단 129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우승에 이어 단일 시즌 3관왕을 이뤄냈다. 맨시티는 또 트레블을 달성한 역대 8번째 팀이자 10번째 사례가 됐다. 잉글랜드 팀으로는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24년 만에 트레블을 달성했다.

펩 과르디올라(52·스페인) 감독은 2016년 맨시티를 맡은 뒤 프리미어리그를 5차례나 제패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시 없으면 우승 못 하는 감독” “과도한 생각으로 경기를 망치는 ‘명장병’에 걸렸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이날 특유의 3-2-4-1포메이션을 들고 정공법으로 나섰다. 케빈 더 브라위너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전반 36분 교체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 23분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는 특유의 전술로 결승 골을 뽑아냈다. 베르나르두 실바의 컷백이 상대 선수를 맞고 흐른 공을 뒤쪽에서 달려들던 로드리(27·스페인)가 인사이드 슛으로 골망 오른쪽 구석에 꽂았다.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32·브라질)은 막판 수퍼세이브로 승리를 지켜냈다.

빅 이어에 입을 맞추는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AP=연합뉴스

빅 이어에 입을 맞추는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AP=연합뉴스

2009년 바르셀로나 사령탑 시절 3관왕을 이끌었던 과르디올라는 ‘역사상 2차례 트레블을 이뤄낸 최초의 감독’이 됐다. 그에게 ‘감독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란 찬사가 쏟아졌다. 영국 BBC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감독이다. 수차례 우승을 거뒀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축구를 바꿨기 때문이다. 맨시티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은 ‘경기를 읽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루는 천재’라고 했다. 수비가 공격의 시발점이 되도록 팀을 구성한 선구자”라고 극찬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과르디올라는 21세기 축구 전술사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이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 감독이다. 벌써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가 35개에 이른다. 아리고 사키와 요한 크루이프의 전술적 강점, 맨유에서만 38개 트로피를 든 알렉스 퍼거슨의 성과를 모두 성취한 역대 최고의 감독이라 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난 지금 내 전사들을 원해. 모두를 공격하고 모두를 막아”라고 소리 치는 그의 라커룸 스피치는 전율을 일으키게 만든다. 과르디올라는 트레블을 달성한 뒤 “레알 마드리드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에선 우리가 13차례나 뒤져있지만, 그들이 조금만 방심한다면 곧 따라잡을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과르디올라가 덜 부유한 팀을 맡으면 어떨지 묻는 대신, 부자팀이 그를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는 축구계 찬사가 나오는 이유다.

13년 만에 맨시티 경기를 직관한 만수르 구단주. 로이터=연합뉴스

13년 만에 맨시티 경기를 직관한 만수르 구단주.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맨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53·아랍에미리트)이 13년 만에 경기를 직관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를 연상시키는 수트에 안경을 쓴 만수르는 골이 터지자 미소를 지었다. 개인 자산이 37조원으로 추정되는 ‘석유 재벌’ 만수르는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뒤 약 2조원~4조원(추정치)를 투자한 끝에 15년 만에 유럽 제패 꿈을 이뤘다. 선수 영입이나 전술에 관여하지 않고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해서 ‘착한 구단주’라 불린다.

만수르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어로 “맨시티의 충성스러운 팬, 그리고 경영진, 스태프, 선수들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는 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돈으로 축구를 샀다”고 비판하지만, 만수르는 15년간 총 20개 트로피로 대답을 대신했다.

노르웨이 국기를 두른 홀란이 여자친구와 트로피를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르웨이 국기를 두른 홀란이 여자친구와 트로피를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이적료 1370억원에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엘링 홀란(23)은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골)에 등극했다. 홀란은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 출신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같은 상황의 젊은 친구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밀란을 꺾고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밀란을 꺾고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역대 유럽 ‘트레블’ 달성(총 8팀, 역대 10회)

   시즌           팀(국가)        감독

1966~67     셀틱(스코틀랜드)   조크 스테인
1971~72   아약스(네덜란드)  슈테판 코바치
1987~88   에인트호번(네덜란드)  거스 히딩크
1998~99      맨유(잉글랜드)     알렉스 퍼거슨
*2008~09    바르셀로나(스페인)  펩 과르디올라
2009~10     인터밀란(이탈리아)    조세 모리뉴
2012~13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프 하인케스
2014~15      바르셀로나(스페인)    루이스 엔리케
2019~20     바이에른 뮌헨(독일)     한지 플릭
*2022~23    맨시티(잉글랜드)    펩 과르디올라
※과르디올라 감독, 최초로 트레블 2차례 달성

▶만수르 구단주 취임 후 맨시티 우승 경력
프리미어리그 7회
FA컵 3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1회
리그컵 6회
커뮤니티 실드 3회
※2008년부터 15년간 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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