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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 괴담' 현실 되나…5월 황금연휴마다 폭우 심상찮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지역에 비가 내리는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장에서 알록달록 다양한 우의를 입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부산지역에 비가 내리는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장에서 알록달록 다양한 우의를 입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지난 한 달 동안 기상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에도 엘니뇨 현상 등의 영향으로 7~8월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

1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93.4㎜를 기록했다. 1973년에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974년(212.1㎜)과 1997년(199㎜)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역대 가장 가물었던 지난해(5.8㎜)와 비교하면 무려 33배나 많은 양이다. 제주도의 경우 역대 가장 많은 408.1㎜의 비가 내렸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특히,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 등 황금연휴 때마다 전국적으로 폭우 수준의 많은 비가 내렸다. 여기에 7월에는 사흘 정도를 빼고 내내 비가 내릴 거라는 이른바 ‘장마 괴담’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장마 관련 물품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패션플랫폼인 W컨셉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레인부츠·아쿠아슈즈 등 장마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최근 많은 양의 비가 전국적으로 내린 건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남쪽에서 자주 유입된 탓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시작된 계절풍을 타고 중국 남부에서 우리나라까지 수증기가 이동하는 통로가 잘 갖춰졌다”며 “그 영향으로 정체전선이 생기면서 최근에도 사흘 동안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중국·일본은 장마 시작…한국은 언제?

지난달 29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 석산리 약바람산촌생태마을에서 우산을 쓴 어린이들이 산책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 석산리 약바람산촌생태마을에서 우산을 쓴 어린이들이 산책하고 있다. 뉴스1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는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고, 강도도 강해진다. 1일과 2일에도 새로운 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8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새벽까지 경남 해안과 제주 중산간·산지에는 20~60㎜, 많은 곳은 8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전남과 경북 남부, 경남 내륙에도 10~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마가 시작되는 등 이미 여름철 우기로 접어든 상태다. 일본은 지난달 말부터 규슈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우(Baiu)가 시작됐다고 선언했고, 중국 역시 남부 지역에 메이유(Meiyu)로 인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장마를 각각 메이유, 바이우라고 부르는데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이 5~6월에 열릴 때 내리는 비(梅雨)를 뜻한다. 한국의 경우 보통 제주는 19일, 남부는 23일, 중부는 25일에 장마가 시작된다.

7~8월 평년보다 비 많이 내릴 확률 높아

동아시아 지역의 6~8월 강수의 평년 대비 확률. 하늘색 영역은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APEC기후센터

동아시아 지역의 6~8월 강수의 평년 대비 확률. 하늘색 영역은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APEC기후센터

올여름에는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예년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기후 현상을 말한다.

APEC 기후센터는 ‘동아시아 계절예측 기후전망’에서 “올여름 한반도와 중국 서부 및 북동부, 일본 북부 일부 지역 강수가 평년보다 많을 경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호주·캐나다 등 전 세계 기상청이 제공한 10개 기후예측모델에서도 6월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7~8월은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도 7월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엘니뇨가 나타나는 경우 우리나라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이로 인해 남쪽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된다”며 “과거 사례를 통해서 봤을 때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가 많은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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