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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제치고’ 1만 매장 달성, 루이싱 ‘화려한 부활’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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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1만 점을 달성하는 커피 전문점이 생긴다. 지난날 회계 부정으로 ‘상장 폐지’까지 갔던 루이싱 커피(瑞幸咖啡·Luckin Coffee)가 그 주인공이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던 루이싱 커피는 기적처럼 부활,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최초 1만 매장 달성을 눈앞에 뒀다.

사진 펑황신원

사진 펑황신원

지옥에서 돌아온 루이싱, 라이벌 스벅 제쳤다

나스닥 폐지 후 자취를 감췄던 루이싱 커피는 지난해(2022년) 기적처럼 부활했다. 적자 사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회계 부정으로 얼룩진 벌금과 배상금을 모두 청산했다.

업계는 루이싱 커피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한다. 올해 1분기에도 루이싱 커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의 1분기 순 매출은 동기 대비 84.5% 늘어난 44억 3700만 위안(약 8468억 145만원), 순이익은 5억 6500만 위안(약 1078억 3025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 CMG

사진 CMG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매장 규모 확장 추세다. 1분기 말 기준, 루이싱 커피 매장 수는 9351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직영점은 6310개, 공동 운영 매장(가맹점)이 3041개였다. 올해 1분기에만 매장 1137곳을 새로 열었고, 이 중에는 싱가포르 매장 2곳도 포함된다. 전 분기 대비 총 매장 수는 13.8% 증가했다.

루이싱 커피 회장 겸 CEO 궈진이(郭谨一)는 중국 매체 제몐신원(界面新闻)에 “루이싱 커피는 1만 매장 돌파를 앞두고 있다”며, “2022년 1년간 매장이 2190개 늘었는데, 올해 1분기 신설 매장 수만 지난해의 절반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1분기에 일평균 12.6개 매장이 새로 생긴 것을 고려할 때, 루이싱 커피는 이달 하순 1만 개 매장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진 제몐신문

사진 제몐신문

이 같은 속도라면, 항상 루이싱의 라이벌로 거론되는 스타벅스와의 매장 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일 스타벅스 발표에 따르면, 중국 스타벅스는 이번 2분기 1분기 대비 2배가 넘는 153개 매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중국 244개 도시에 624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 중국 왕징잉(王静瑛) CEO는 “3월 스타벅스 중국 매장의 매출이 30% 늘었다”며, “스타벅스는 하반기 신설 매장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23일 중국을 방문한 스타벅스 하월드 슐츠 회장은 “언젠가 중국 스타벅스 사업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며, “중국 매장 수는 1만 개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말했었다. 다만, 지금의 속도라면 중국 최초 1만 매장 달성 커피 전문점 기록은 루이싱에게 내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루이싱은 가맹점에 의존해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렸다. 올해 1분기, 루이싱 커피는 약 500개 매장을 신설했는데, 이 중에는 지방의 현급(县级) 도시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 지방 소도시의 가맹점은 이번 1분기 루이싱의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2023년 1분기 루이싱 커피 가맹점 매출은 2022년 동기 대비 106.7% 증가한 11억 3500만 위안(약 2167억 6230만 원)으로, 순 매출 총액의 25.6%를 차지했다.

‘차 향기’ 나는 커피 전문점이 대세

제몐신원은 루이싱 커피의 1만 매장 달성이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첫째, 차(茶) 중심의 국가인 중국에서 커피가 이미 광범위한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으며 단일 브랜드가 1만 매장을 거느릴 정도로 시장 규모를 키웠음을 의미한다. 둘째, 커피 전문점과 차 전문점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으며, 이들 업체의 발전 방향 및 확장 방식도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일례로 미쉐빙청(蜜雪冰城)을 비롯한 중국의 유명 차 음료 전문점들의 경우 지방 가맹점 확장 과정에서 탄탄한 공급라인과 저가 정책을 발판으로 인기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동시에 가맹점을 늘렸다.

루이싱 역시 동일한 전략을 썼다. 가맹점 확장 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마케팅을 벌였다. 지난 4월부터는 이벤트로 매주 9.9위안(약 1890원)짜리 커피 메뉴를 출시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기조를 2~3년간 지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벽라지춘 라떼. 사진 샤오훙수

벽라지춘 라떼. 사진 샤오훙수

또한 2021년 이후 코코넛 라떼, 생 치즈 라떼 등 연달아 대박을 터뜨린 신메뉴가 루이싱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루이싱의 신메뉴 대박 행진은 올해에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루이싱 발표에 따르면, 1분기에 새롭게 선보인 벽라지춘(碧螺知春, 벽라춘: 녹차의 일종) 라떼는 출시 1주 사이 447만 잔이 판매되었고, 지난 4월 출시한 아이스 생 코코넛 라떼(冰吸生椰拿铁)는 첫 주에만 666만 잔이 팔려, 매출 2억 4000만 위안(약 458억 2320만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루이싱 커피는 커피에 차를 접목,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향후 ‘차와 커피의 통합’ 모델이 중국 내 커피 전문점 및 차 음료 전문점의 대세가 될 거라고 업계는 관측한다.

한편, 1만 매장 달성을 목전에 둔 루이싱 커피는 비용절감을 위해 공급라인 확충에도 지속해서 거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쑤(江苏)성 로스팅 기지 착공에 이어, 연내 윈난(云南)성 바오산(保山) 생두 처리 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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