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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여도 ‘심장’ 보고 달린다…기업가치 1조 中 의료 스타트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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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병은 무엇일까. 암? 전염병? 답은 심혈관질환이다. 예고 없이 찾아와 생명을 위협하기로 유명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발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약 890만 명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 질병에 올라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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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설립된 중국 의료 스타트업 젠스케어(健世科技·Jenscare)는 심혈관질환 치료에 한 획을 그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회사 역시 “구조적 심장질환에 대해 혁신적인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자신한다. 이 때문에 설립 이래 줄곧 적자를 내면서도 지난해 기업가치는 80억 위안, 우리 돈 1조 5200억원으로 평가됐다.

젠스케어는 구조적 심장질환의 중재 시술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개발한다. 주력 제품으로는 중증도 삼첨판막 역류 치료에 쓰는 ‘룩스 밸브(LuX-Valve)’와 대동맥판 협착 치료에 쓰는 ‘켄 밸브(Ken-Valve)’가 있다. 그중에서도 ‘룩스 밸브’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획기적인 의료기기(Breakthrough Medical Devices)’에 선정됐다.

룩스 밸브. 사진 젠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룩스 밸브. 사진 젠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구조적 심장질환이란?

심부전, 심장판막증, 심근증, 심방∙심실 중격 결손 등 심장 구조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중재 시술이란?

수술이 필요한 질환을 비수술적인 시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서 풍선 확장술을 시행하거나, 스텐트(그물망)를 설치해 혈관 내경을 넓혀주는 시술 등이 해당한다.

과거에는 판막 등 심장 구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슴을 여는 개흉 수술이 주 치료법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개흉 수술은 난도가 높고 회복이 오래 걸리며, 고령 환자에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중재 시술이 개흉 수술을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젠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사진 젠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젠스케어는 중국 닝보(寧波)에 본사를 두고, 베이징·상하이·우한(武漢)·하이난(海南)·홍콩·네덜란드 등에서도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기술 관련 중국·미국·캐나다·유럽 등지에 등록 특허 143건, 출원 특허 160건을 보유하고 있다(2022년 말 기준).

창업자는 중국 의료기기 업계에서 20년간 잔뼈가 굵은 뤼스원(呂世文)이다. 뤼스원은 창업 전 중국 의료기기 매출 3위 기업인 마이크로포트(MicroPort·微創醫療)를 비롯해 셴젠커지(先健科技), 푸후이셩우(普惠生物), 캉펑셩우(康灃生物)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생산관리를 담당했다.

손익계산서에 매출액 없어…설립 이래 줄곧 적자

심장병 중재 시술 분야 유망주인 젠스케어는 설립 이후 힐하우스 캐피탈(Hillhouse Capital·高瓴), 프리마베라 캐피탈(Primavera Capital·春華)등 유수 기관의 투자를 받았다. 젠스케어가 이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누적 15억 위안(약 2878억 350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세 번째 도전 만에 홍콩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젠스케어는 807만 6400 H주를 발행하고 2억 2500만 홍콩달러(약 382억 8300만원)를 모금했다고 전해졌다.

젠스케어 홍콩증시 상장식. 사진 소후 캡처

젠스케어 홍콩증시 상장식. 사진 소후 캡처

그런데도 젠스케어는 10년 넘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회사의 제품 매출이 ‘0’이라는 점이다. 젠스케어의 손익계산서에는 매출액 관련 항목이 없다. 회사가 여태까지 개발한 제품 중 최종 판매 승인을 받은 제품이 전무(全無)하기 때문이다. 매출 없이 연구개발비 지출만 계속되는 상황에서, 젠스케어는 지난 3년간(2020~2022년) 각각 3억 위안(약 571억원), 5억 위안(약 952억원), 4억 3900만 위안(약 839억 85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화 전망, 92조원 시장 얼마나 먹을까

그러나 젠스케어가 빛을 발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력 제품인 ‘룩스 밸브’가 확증 임상시험을 마치고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등록 심사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젠스케어는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의사, 환자, 병원, 연구소를 대상으로 한 홍보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빠른 시장 침투를 위해 젠스케어는 의사들에게 제품 사용 교육을 제공하고,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석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있다.

젠스케어가 속한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도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젠스케어의 주식모집서에 따르면, 중국의 중재 시술 의료기기 시장은 2017년 4억 1420만 위안(약 794억 3900만원)에서 2021년 20억 170만 위안(약 3839억 600만원)으로 5배가량 커졌다.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490억 6220만 위안(약 92조 4096억 3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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