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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사흘 빼고 비" 충격의 예보 확산…기상청 입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5일 강원 양구군 서천 레포츠공원에서 열린 '2023 양구 곰취축제'에서 우산과 우의 차림의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궂은 날씨에도 휴일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강원 양구군 서천 레포츠공원에서 열린 '2023 양구 곰취축제'에서 우산과 우의 차림의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궂은 날씨에도 휴일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7월 사흘 정도를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린다는 날씨 예보가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실제 이 날씨가 맞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7월 서울 날씨 예보’가 담긴 화면 캡처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이 이미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과거 평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월별 날씨 예보다.

이를 보면 7월 기준 서울에는 7일, 20일, 26일 등 사흘을 제외하고 모두 비가 예보돼 있다. 화창한 날은 하루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8월 역시 마찬가지다. 17일과 31일을 빼고는 대부분 60% 이상 비가 내릴 확률이 있다고 표기됐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에도 이 기간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MS 측은 예보했다. 7월 중 인천에서 화창한 날은 하루도 없었고, 경기 남부의 강수일수는 28일, 북부는 22일이 될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서 제공하는 월별 날씨. MSN날씨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서 제공하는 월별 날씨. MSN날씨 캡처

이런 내용은 온라인에서 최근 급속도로 퍼졌다. 네티즌들은 “물속에서 사는 거 아니냐” “습도 높으면 불쾌지수도 높은데 싸움 나겠다” “7월은 모두 우울해질 예정”이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정작 기상청에서는 이런 예보가 적중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몇 달 후 날씨를 하루 단위로 예보하는 나라가 없다”며 “날씨 예보는 현재 기상 상황 관측과 알고리즘 등을 통해 도출한 수치 예측자료, 예보관의 분석 노하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을 통해 의미 있게 예측할 수 있는 자료는 최대 열흘이 거의 한계”라고 밝혔다.

이어 “먼 미래에 대해 일별 예측을 할 수 없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미세한 오차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장기적인 날씨 예측은) 매우 큰 변동성을 지니게 돼 정보 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해당 날씨 제공 홈페이지에서도 ‘정확한 날씨 예보 정보는 10일 이내로 참고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기상청이 공개한 전국 평균 강수일수를 보면 최근 10년간 강수일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20년 7월로, 당시 전국 평균 18.9일간 비가 내렸다. 이 기간에 20일 넘게 비가 온 달은 없었던 셈이다.

지역을 서울로만 한정했을 때는 2013년과 2020년 7월의 강수일수가 각각 25일, 20일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기상법에는 기상청과 허가받은 사업자, 국방 목적 외에는 예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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