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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한국 투자 사례 ‘정밀 타격’에 미 의원들 56차례 박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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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호 03면

윤 대통령 미 상·하원 연설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실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 던진 ‘아이스 브레이킹’ 농담에 의사당 내에선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43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엔 기립 박수 23번을 포함해 총 56번의 박수가 쏟아졌다. 좌석 500여 석이 꽉 찼고 의원 보좌관 등 200여 명은 서서 들을 정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연설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연설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특히 윤 대통령이 한·미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언급하며 삼성·현대·SK 등 한국 기업들이 미 텍사스주·조지아주 등에 쏟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번갈아 일어나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윤 대통령이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하자 텍사스주가 지역구인 마이클 매콜(공화당) 의원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매콜 의원은 미 대외 정책을 감독하는 하원 외교위원장이다.

윤 대통령이 이어 “2024년 하반기 가동될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조지아 지역구 의원석을 손으로 가리키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고 곧바로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일어나 손뼉을 쳤다. 평소 한·미동맹 강화에 앞장서 친한파로 분류되는 오소프 의원은 지난 5일 방한해 윤 대통령을 만나 한·미 경제 협력 확대를 다짐한 바 있다. 호혜적 한·미 경제 협력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투자 사례를 열거한 윤 대통령의 ‘정밀 타격’에 해당 지역을 선거구로 둔 의원들이 격하게 응대하는 장면은 이날 연설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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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올해는 미주 한인 이주 120주년”이라며 한국계인 영 김·앤디 김·미셸 박 스틸·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을 한 명씩 거명하고는 “세대를 이어온 한·미동맹의 증인”이라고 말할 때도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이 곧이어 “민주당과 공화당 각 두 분씩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농담을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은 큰 희생을 치렀다”며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고 윌리엄 웨버 대령을 언급한 뒤 손녀인 데인 웨버를 이 자리에 초청했다며 소개했을 때도 전원 기립해 손녀를 향해 긴 박수를 보냈다.

연설 후 윤 대통령은 의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한동안 본회의장에 머물렀다. 연설문에 사인을 해주거나 의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연설 직후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 30여 명이 대통령에게 사인 요청을 했다”며 “대통령을 만난 의원들도 ‘extraordinary(대단했다)’ ‘historic speech(역사적 연설)’ ‘wonderful(훌륭했다)’ 등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 의원들은 소셜 미디어에 연설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윤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며 인사하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며 “오늘 연설은 한·미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역사적 한걸음”이라며 “우리 두 나라는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고 적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트위터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강력한 민주주의와 혁신 시장 경제, 핵심 군사 동맹이란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는 별도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국 대통령의 협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영 김 미 하원 외교위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은 “동료 의원들도 윤 대통령이 한·미 양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파트너로 가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며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도 “자랑스러운 이민 1세대 한인으로서 한·미 양국이 중요한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열창해 화제를 모은 ‘아메리칸 파이’의 가수인 돈 맥클린은 소식을 전해 듣고는 “내년에 한국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맥클린은 당초 국빈 만찬에 초대됐지만 호주 투어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자필 사인한 통기타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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